최근 병원을 찾은 회사원 김 씨가 가슴 아픈(?)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자신의 탈모를 감쪽같이 가려주고 있다고 생각했던 가발의 존재를 실은 부서 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혼자만의 비밀이었던 그의 가발은 티타임이나 술자리의 공공연한 주제였는데, 최근 그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탈모 인구가 증가하면서 탈모를 치료하는 의료기술의 발전만큼이나 가발과 같은 미용기술 또한 크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 누가 봐도 어색했던 가발은 이제 얼핏 봐서는 실제 머리와 구별이 힘들만큼 `진짜`같아 졌다. 김 씨가 수년째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할 수 있었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발이 아무리 자연스러워졌다 해도 가슴 속에 일말의 불안감은 가지게 마련이다. 굳은 날씨에 가발이 삐뚤어지고 벗겨지거나 갑자기 물에 젖어 형태가 망가질 수 있다. 가발의 존재의 눈치 챈 누군가가 의심반, 호기심 반으로 "진짜 머리 맞아요?"라고 물어본다면, 제 아무리 포커페이스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장시간 가발착용은 두피의 통풍을 방해하고 피지 분비와 땀 증가로 두피 염증을 불러올 수 있다.

결국 탈모는 예방이 최선이고, 치료가 두 번째라는 얘기다.

감기 기운이 느껴지면 감기약부터 찾는다. 하지만 탈모는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기보다, 샴푸를 바꾸거나 식이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한 통계의 의하면 한국 탈모 남성은 평균 4.2회의 자가탈모치료를 시도한 후에 병원을 찾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미국 3.4회, 스페인 2.6회, 독일 2.3회, 일본 3.1회), 의학적 치료 전 자가치료 횟수가 가장 낮은 프랑스 남성(2.1회)과 비교하면 약 2배 차이다. 자가탈모치료에 의지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은 증상 초기에 탈모를 치료 할 수 있는 기회는 적어진다.

초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치료하면 유전적 영향으로 발생한 탈모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약물치료만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모발이식수술이 대안이 된다. 모발이식수술은 유전적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 모낭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치료법으로, 이식한 모발은 영구적으로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다.

며칠 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모처럼 만나는 친지들에게 탈모를 들키지 않기 위해 임시방편을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한번 보고 말 사이가 아니라면 숨기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계획 하의 치료가 필요하다.

도움말=박상훈 메디코스클리닉 대표원장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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