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로 폭스바겐의 국내 할부금융 자회사도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게 됐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다음달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한 관계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및 KB투자증권과 지난주 대표주관 계약을 맺었으나 최근 폭스바겐 측이 주관사 실무자들에게 발행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2010년 설립된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독일에 본사를 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의 100% 자회사다.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해외 관계사로부터 현금을 빌린 뒤 소비자에게 자동차 할부금융·리스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내 회사채 발행잔액은 모두 세 종류 4000억원어치다. 국내 신용등급은 ‘A+’다.

한 증권사의 회사채 판매담당자는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인기가 매우 높은 채권이었는데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수요 부진을 우려해 발행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관들이 뉴스에 시끄럽게 오르내리는 이른바 ‘헤드라인 리스크’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국내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 차량 판매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작년 말 현재 총 1조9583억원의 채권(관리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할부금융 서비스를 본격화한 2012년 5529억원의 3배를 웃돈다. 작년 영업이익은 200억원이다. 2013년 124억원 대비 61% 늘어났다.

독일 폭스바겐 본사는 지난 22일 자체 조사 결과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논란에 휩싸인 자사 브랜드 자동차가 약 1100만대에 이른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23일 폭스바겐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폭스바겐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국내 자회사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