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청년희망펀드에 전 직원을 동원하는데는 나름대로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규제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정치권이나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관치의 굴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금융권의 속사정을 계속해서 김정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청년희망펀드 가입이 개시 되기가 무섭게 금융지주와 은행권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신규 채용확대를 위한 연봉 반납 때도 회장단이 선봉에 섰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KB금융은 3사 공동으로 청년희망펀드 동참을 천명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입니다.

연봉 반납 때도 3대 금융에 이어 동참 의사를 밝혔던 우리은행과 지방금융그룹은 물론 NH농협금융, 증권 등 2금융권 수장들도 하나 둘씩 참여하거나 검토에 나서는 등 정치권과 당국의 의지에 성의를 표시하려 합니다.

금융지주와 은행 임원 뿐 아니라 현장 일선의 직원들까지 소액이라도 청년희망펀드에 동참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는 등 은행권은 사실상 전 그룹·계열·임직원에 총동원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총리실 발표를 전후로 은행연합회는 예정에 없던 브리핑에 나섰고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관련 자료배포에 더해, 연예인, 스포츠스타, 유명인사를 초청한 기념행사 등 의미 부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싸늘하기만 한 시선에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인터뷰> A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청년 일자리 창출 그 쪽으로 초점 맞춰 가야겠지요. 그냥 순수하게 봐주시고 분위기를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게 해 주시면.. 그냥 좋게 좀 봐주시면”

금융권 안팎에서는 자발적이어야 하는 기부와 동참이 사실상 반 강제적인 모금으로 전개되고 있고 이 같은 행보의 중심에 금융지주와 은행이 자리하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토로합니다.

신한금융은 경남기업 사태, 불법 계좌조회, 하나금융은 하나·외환 통합과 내부 역학구도에 따른 지배구조, KB는 손보 인수, 회장 취임을 전후로 한 제반사안 때문에 이래저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 각각 민영화와 최근 검찰수사 확대 등 각 금융지주와 은행별로 정부의 암묵적인 동원령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B 경제연구소 관계자

“금융권 독립성 제대로 확보 안돼 위에서 내려오는 보이지 않는 압력 노출돼 있다. 외풍 막아야 하는 데 거기에 휘둘려 금융권 부당압력 내지 그런 것 행사되는 부분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경기부진, 청년실업 등 매 사안마다 은행권이 선봉을 도맡으며 동원되는 현실에 대해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러니 당국이 관치의 유혹을 떨칠 수 있겠냐”, “자발적인 기부와 연봉반납으로 포장된 금융권의 행보에 여론이 냉소적인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며 자조 섞인 목소리 마저 나옵니다.

금융업이 규제산업이라는 점에서 은행권의 맹목적인 정책 동참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국의 눈치를 보면서 무조건 참여하는 것이 과연 최선일 지, 되레 관치망령의 굴레를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금융개혁을 논하는 현 시점에서 되짚어 봐야할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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