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비싸 보이는 것 뿐…안전투자처 기술·소비재주 유망"
미국의 출구전략을 앞두고 미국 주식이 최우선 투자처라는 주장이 나왔다. 예정된 금리인상이 경기 회복에 기반을 둔 것인 만큼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프랭크 카루소 AB자산운용 미국 성장주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자체가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 경제가 훨씬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형 우량주에 주로 투자하는 ‘얼라이언스번스틴-아메리칸성장형포트폴리오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펀드에 재투자하는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이 2010년부터 운용되고 있다.

카루소 CIO는 “이번 미국 금리인상 동결로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해외 자금흐름, 자산가치 변화 등을 너무 우려한 탓에 금리를 동결했다”며 “이번에 부정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기 때문에 10월이나 늦어도 12월에는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주식이 유럽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 주식보다도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일본에 비해 미국 주식이 비싸 보이지만 성장성과 펀더멘털(기업이익)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시의 주요 종목이 지난 20~30년간 제조업에서 수익성이 높은 기술서비스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국 주식시장이 향후 5년간 연 5~6% 수익률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카루소 CIO는 “4%가량은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수익이고 배당수익률이 1.5% 정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기업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만큼 성장주가 초과 수익을 달성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유망 업종으로는 미국 기술기업과 소비재를 꼽았다. 헬스케어서비스주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섹터별로 수익성이 높고 미래가치에 투자를 많이 하는 성장기업을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펀더멘털과 성장성이 좋은 기업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IBM은 높은 수익에도 성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카루소 CIO는 “경기순환 주기에 따라 단기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나 차입을 통한 인수합병(M&A)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실적을 띄우는 기업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