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이 18일 KPGA투어 제31회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 15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노승열이 18일 KPGA투어 제31회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 15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31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이 열리고 있는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파71·6953야드)는 ‘난코스’로 악명 높다. 공을 세우기 힘든 ‘유리알 그린’에 바닷바람까지 거세 선수들이 애를 먹는다. 지난 6월 이 코스에서 치러진 한국여자오픈에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장타자’ 박성현(22·넵스)이 1오버파를 기록하며 올해 유일한 ‘오버파 우승자’가 됐다.

남자 선수도 18일 진행된 이 대회 2라운드까지 135명 중 고작 12명만 언더파를 기록했다. 유럽 투어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안병훈(24)은 “쉬운 홀이 하나도 없다. 유럽 메이저대회 코스보다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런 난코스도 노승열(24·나이키골프)의 기세를 막진 못했다. 노승열은 이날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노승열은 마치 혼자 다른 코스에서 경기하듯 합계 8언더파 134타를 기록하며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작년 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한 노승열은 PGA투어 챔피언의 명성에 걸맞은 장타력과 쇼트게임 기술, 퍼트 솜씨를 과시했다.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앞세워 파5홀 세 곳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파3홀 네 곳에선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로 버디 3개를 뽑아내며 3타를 줄였다. 노승열은 “파5홀에서는 적극적으로 타수를 줄이되 파4홀에서는 방어적으로 치면서 찬스가 왔을 때 버디를 잡자는 계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노승열은 아시안 투어와 유럽 투어 우승 경력이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투어 대회 정상에 서보지 못했다. 2010년 한국오픈에서는 양용은(43)에게 10타를 따라잡혀 역전패한 아픈 경험도 있다. 노승열은 “그동안 준우승도 해봤고 역전패도 당해봤다. 이젠 많은 경험을 했으니 실력과 성적으로 말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우승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노승열과 동갑내기 친구인 안병훈은 이날 버디는 1개만 기록하고 보기 3개를 범하며 2오버파 73타에 그쳤다. 합계 3언더파 139타를 친 안병훈은 전날 단독 2위에서 단독 6위로 떨어졌다.

노승열에 뒤지지 않는 장타는 여전했지만 짧은 퍼트를 여러 번 놓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안병훈은 “바람 때문에 티샷에서 실수가 많았다”며 “OB가 하나 났고, 해저드에도 한 차례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승열이와 타수 차이(5타)가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골프로 부지런히 따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3년 동안 PGA 2부투어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끝에 PGA투어에 재입성한 강성훈(28)은 5타를 줄여 중간합계 5언더파 137타를 기록, 이택기(23), 주흥철(34) 등과 함께 공동 2위에서 노승열을 3타 차로 추격하고 있다. 강성훈은 “시차 적응이 다소 힘들었는데 이른 오전 티오프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