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이탈리아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정통 이탈리아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최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들어선 이탈리아 고급 식재료 전문매장 ‘이탈리(EATALY)’다. 이탈리아를 맛보라(Eat Italy)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 그대로, 이 나라의 맛집과 고급 식재료를 한데 모아놓은 복합 식문화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탈리는 2007년 토리노에서 설립된 회사로 일본 미국 두바이 터키 브라질 등에 진출했으며 한국에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식료품점(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을 결합한 이른바 ‘그로서런트(grocerant)’ 전문점을 표방하고 있다.

자유로운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먹거리를 즐기는 이탈리아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매장 안에 그대로 구현했다. 크게 디저트와 델리를 판매하는 ‘그랑 바’와 정통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리스토란테’로 나뉜다. 300석 규모의 널찍한 매장에서 커피, 젤라토, 샌드위치, 포카치아, 파스타, 피자, 와인, 맥주 등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고 이탈리아 주방용품 브랜드인 ‘알레시’ ‘빠데르노’ ‘구찌니’와 요리책 등도 살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곳에서 조리해 파는 모든 음식의 재료를 따로 구매할 수도 있다”며 “이탈리가 추구하는 ‘먹고, 쇼핑하고, 배운다(eat, shop, learn)’는 정신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석구석 매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굳이 이탈리아에 찾아갈 필요가 없을 정도다. 토리노에서 4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커피전문점 ‘카페 베르나노’에서는 18~22분간 슬로 로스팅으로 뽑아낸 순한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다. 1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초콜릿·젤라토 전문점 ‘벵키’는 식물성 지방만을 사용한 고급스러운 맛을 선보인다. 젊은 층에서 중독성 높은 ‘악마의 잼’이라 불리는 유명 초콜릿 크림 브랜드 ‘누뗄라’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누뗄라 바’도 들어섰다.

이탈리아 동북부 스타일의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피아디나’, 스타 셰프 루카 몬테르시노의 조리법으로 만든 티라미수와 푸딩 등을 선보이는 제과점 ‘파스티체리아’, 맷돌로 간 최상급 밀가루로 빵을 구워내는 베이커리 ‘파네테리아’ 등도 눈길을 끈다.

‘파스타’ 코너에서는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카르보나라, 봉골레, 라자냐 등을 정통 이탈리아 스타일로 맛볼 수 있다. 파스타가 조리되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것은 물론 파스타 생면도 판매한다. ‘피자’ 코너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너도밤나무 향이 물씬 풍기는 나폴리식 피자를 선보인다. 네 종류의 치즈가 한데 어우러진 콰트로 포르마지 피자가 대표 메뉴다.

스테이크 코너인 ‘까르네’에서는 지방이 적은 피에몬테 육우를 잘게 다져 햄버거 형태로 뭉쳐 구워내는 지오또 스테이크가 인기다. 생선 코너인 ‘페쉐’, 채소요리 코너 ‘베르두레’, 소시지·치즈 코너 ‘살루메&포르마지’에서도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별미를 선보인다. ‘타르투포’에서는 세계 3대 식재료로 꼽히는 송로버섯을 활용한 카르보나라, 퐁듀, 수란,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