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 등 수입품이 장악한 국내 볼펜 시장에 토종 기업들이 고급화 전략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모나미는 8일 ‘153 ID’(사진)의 매출이 대량 생산을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올 7월까지 총 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53 ID는 모나미의 대표상품인 ‘모나미 153’의 고급 제품이다. 개당 1만5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총 1만자루가 팔린 것이다. 유성펜 제품군에서 153 고급 제품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 16%로 상승했다.

문구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국내 문구업계에서 1년 이상 월평균 1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올린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모나미가 시험적으로 내놓은 ‘153 리미티드 에디션’(개당 2만원) 1만자루가 출시 1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같은 해 5월 첫 대량 생산 고급펜으로 생산한 153 ID는 예약판매 물량(1530자루)이 판매 개시 3시간 만에 동났다.

모나미는 최근 젊은 층과 학생들을 겨냥해 다양한 무늬와 색깔을 입히고 가격을 5개 들이 세트 기준 3000원으로 낮춘 ‘153 키스’를 출시했다. 키스는 기존에 0.7~1㎜ 정도로 비교적 두껍던 볼펜 심 두께를 0.5㎜로 조정해 최신 유행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국내 2위 문구 및 생활용품 기업 모닝글로리가 2011년 출시한 고급 수성펜 ‘마하펜’도 인기다. 마하펜은 지난해(회계연도 기준 2013년 7월~2014년 6월) 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최근 2년 연속 6억~7억원대의 매출을 냈다.

모닝글로리는 마하펜의 후속으로 지난 6월 볼펜 찌꺼기를 줄이고 가격도 500~1200원으로 낮춘 저점도 유성펜 ‘그랜드볼EX’와 ‘4색볼펜’을 출시. 고급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