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설 확산] 글로벌 교역량 '뒷걸음'…"신흥국발 3차 디플레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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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전문가들 경고
중국 성장 둔화로 교역 줄고 수출가격도 하락
통화가치 급락 충격, 증시·실물경제로 전염
중국 성장 둔화로 교역 줄고 수출가격도 하락
통화가치 급락 충격, 증시·실물경제로 전염
세계경제가 신흥국 위기에 의한 3차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원자재 가격 폭락과 신흥국 금융시장 붕괴조짐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제가 동반 급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국발 디플레이션 위험 직면
피델리티 글로벌의 도미닉 로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기고문에서 “최근 10년간 두 번의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던 세계 경제가 지금 세 번째 위협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1차 위기는 2008년 미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에서 비롯됐고, 2011~2012년 발생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정위기에 이어 올해 중국발 신흥시장 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침체국면으로 끌고 가면서 3차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흥국 위기는 과거 외환시장에서 촉발돼 원자재, 채권 및 주식시장을 거쳐 실물경제에 충격을 줬다”며 “이번에도 같은 순서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신흥국발 디플레이션 위기도 지난달 중국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발단이 됐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통화가치 하락은 원자재 수입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고,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통화가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터키의 통화가치는 역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남미의 경제대국 브라질은 2분기 성장률이 6년래 최저 수준인 -1.9%로 떨어지면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로시 CIO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신흥국 증시는 바닥까지 내려갈 것”이라면서 “신흥국이 자본부족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교역량도 마이너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을 대신해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온 신흥국은 올 들어서는 오히려 디플레를 확산시키며 전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신흥국의 경기침체와 통화가치 하락이 세계 교역량 감소와 수출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로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커진 신흥국의 침체가 글로벌 경제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FT는 최근 전 세계 신흥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통화가치가 1% 하락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수입 물량은 0.5% 줄어들고 수출량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환율정책이 교역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이 최근 발표한 세계 무역 규모는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5%, 2분기에 0.5% 각각 줄어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경제 추가 하락 가능성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경기하강 압력이 심해져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8월 초부터 급속하게 변했다”며 “주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신흥국에 특히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주요 10개 투자은행(IB)의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국의 취약성이 커진 것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IMF는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신흥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 미국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대화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신흥국발 디플레이션 위험 직면
피델리티 글로벌의 도미닉 로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기고문에서 “최근 10년간 두 번의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던 세계 경제가 지금 세 번째 위협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1차 위기는 2008년 미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에서 비롯됐고, 2011~2012년 발생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정위기에 이어 올해 중국발 신흥시장 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침체국면으로 끌고 가면서 3차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흥국 위기는 과거 외환시장에서 촉발돼 원자재, 채권 및 주식시장을 거쳐 실물경제에 충격을 줬다”며 “이번에도 같은 순서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신흥국발 디플레이션 위기도 지난달 중국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발단이 됐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통화가치 하락은 원자재 수입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고,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통화가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터키의 통화가치는 역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남미의 경제대국 브라질은 2분기 성장률이 6년래 최저 수준인 -1.9%로 떨어지면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로시 CIO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신흥국 증시는 바닥까지 내려갈 것”이라면서 “신흥국이 자본부족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교역량도 마이너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을 대신해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온 신흥국은 올 들어서는 오히려 디플레를 확산시키며 전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신흥국의 경기침체와 통화가치 하락이 세계 교역량 감소와 수출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로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커진 신흥국의 침체가 글로벌 경제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FT는 최근 전 세계 신흥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통화가치가 1% 하락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수입 물량은 0.5% 줄어들고 수출량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환율정책이 교역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이 최근 발표한 세계 무역 규모는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5%, 2분기에 0.5% 각각 줄어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경제 추가 하락 가능성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경기하강 압력이 심해져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8월 초부터 급속하게 변했다”며 “주가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신흥국에 특히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주요 10개 투자은행(IB)의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아시아와 남미 등 신흥국의 취약성이 커진 것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IMF는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신흥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 미국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대화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