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3(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3(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와 관련, “역대 내각 담화의 역사 인식이 분명히 표명되고 재확인되길 기대한다”고 6일 강조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윤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회동을 하고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회담에 배석한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두 장관은 지난 6월 열린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한·일 정상이 참석하고, 윤 장관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형성된 우호적인 흐름을 살려 양국관계의 선순환적 발전 구도를 정착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윤 장관은 “한·일 관계를 앞으로 풀어나가는 데 있어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무상은 총리가 말하는 담화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면서도 “총리가 종래 언급해온 대로 과거 (2차)대전에 대한 반성과 평화국가로서의 길을 계속 걸어 나갈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베 총리 담화에 자문역할을 하는 ‘20세기를 돌아보고 21세기의 세계 질서와 일본의 역할을 구상하기 위한 유식자 간담회’(21세기 구상 간담회)는 이날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침략’이라고 규정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식민지 지배는 사실로서 기재했을 뿐 무라야마 담화에서처럼 사죄할 필요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실제 담화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의 뜻을 밝히되 식민지 지배나 침략을 사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