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금융회사에 내야 하는 보수가 역대 최저치로 낮아졌다. 판매·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보수가 싼 채권형 상품의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펀드의 평균 총비용비율(TER)은 지난 5월 말 기준 0.69%로 집계됐다. 최고치였던 2007년 12월(1.72%)에 비하면 40% 수준에 불과하다. 펀드 TER은 운용과 판매보수, 수탁료에다 회계감사비, 세금 등 기타 관리비용까지 합한 총보수다. 펀드에 들 때 증권사 은행 등에 일회성으로 내는 판매수수료와는 다른 ‘숨은 비용’이다. 김철배 금투협회 전무는 “저금리 속에서 비용절감 압력이 커졌고 온라인 채널의 등장 이후 보수 인하 경쟁이 불붙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온라인 판매 채널인 ‘펀드 슈퍼마켓’은 저비용 펀드를 무기로 작년 4월 출범한 지 1년3개월 만에 투자금액 7200억원을 끌어모았다. 계좌 수만 4만5800여개에 달한다.

펀드 슈퍼를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자문료를 받고 투자 컨설팅을 해주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가 내년 시행되면 펀드 슈퍼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자본금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에 비해 수수료가 절반 수준인 채권형 펀드가 늘어난 것도 펀드 보수가 떨어진 주요 배경이다. 현재 공모펀드 자산은 236조원 규모로 작년 말 대비 31조원 넘게 늘었지만 주식형 비중은 36.0%에서 30.4%로 오히려 감소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며 “운용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해외 상품 다각화 등 돌파구 마련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