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최악의 혼란을 겪었던 러시아 경제가 서서히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건이 좋지 않으면 올해 말 또다시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일간 ‘니자비시마야 가제타’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상업은행 ‘스베르방크’의 거시경제연구센터 전문가들 은 “이란 석유의 시장 공급에 따른 유가 하락, 중국 경기 위축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올해 말에 제2의 금융위기 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이란 석유의 시장 복귀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면서 국 제 유가가 또다시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최근 증시 불안 현상이 보여주듯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 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모스크바의 회계 컨설팅 회사 FBK의 전략분석연구소 소장 이고리 니콜라예프도 러시아의 금융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견해에 공감하면서 “올해 말까지 루블화 환율이 달러당 75루블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니콜라예프는 “이란 석유 공급이 증가하는 가을부터 루블화 약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며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중앙은행 (Fed)의 기준금리 인상도 루블화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 두가지 요소가 달러 강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 다. 미 Fed는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러시아에선 지난해 말 서방 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으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연초 달러당 30루블 선에 머물던 루블화 환율이 80루블까지 치솟는 등 금융 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