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농촌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논논비요리 1/2권 Rev.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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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상계라고 불리는 만화 장르는 분명히 매너리즘 상태다. 여자 아이들 몇 명 등장시키고 뻔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 귀여움만 어필하면 그만이라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다.
아마노 코즈에의 `아리아`가 `치유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SF/판타지 요소가 강한 과도기 작품이었다면 아오키 우메의 `히다마리 스케치`와 카키후라이의 `케이온`은 일상계라는 장르를 정의내리고 주류로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로 호분샤(芳文社)를 위시한 여러 출판사에서 이런 작품들을 경쟁하듯 출시하기 시작했다. 기록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는 대작이 되기는 힘들지만 고정 구매층의 존재하며, 보통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꽤 짭짤한 장르가 됐다. 그리고, 일상계 장르는 곧 포화상태에 놓였다.
‘일상계’는 여자아이들 뿐인 인간관계, 저자극성 스토리라인, 연애 관계 없음으로 정의된다. ‘일상계 장르는 눈에 띄는 기승전결이 없더라도 오로지 캐릭터와 상황 만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상계 만화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호분샤의 망가타임 키라라 계열 잡지에서 연재되는 작품들이 처음부터 본격적인 갈등 구조를 적용하기 힘든 4컷 만화들이었다는 점이 이런 장르적 특성을 강화하는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격정도, 열정도, 연애도 필요 없는 이른바 초식화 되어가는 현대인에게 시대 트렌드를 타고 크게 히트했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삶에 에너지를 주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일상계’는 독자를 비현실 속에 안주하도록 만드는 나약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이야기 실격이라고 말한다. ‘일상계’는 성장하지 않는 소녀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미소녀 동물원`이라는 평가도 여기서 연유한다.
게다가 ‘일상계’ 장르는 갈수록 잘 팔리고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코드 - 소위 모에요소 - 에 과도하게 물들어갔다. ‘일상계’라고 하지만 그나마 시작부터 얼마 되지 않았던 일상적 요소까지 갈수록 옅어져 간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일상계 만화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일상에 대한 환상을 재현하는 ‘일상 판타지’가 핵심임에도 이제는 일상 이야기마저 제외되고 캐릭터만 남아 귀여운 캐릭터만 어필하는 정크푸드 같은 것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논논비요리’의 선전은 주목할 만 하다. 마냥 귀엽기만 한 것은 아닌 그림으로 펼쳐내는 이야기 속엔 아직 퇴색하지 않은 일상이 남아있다. 또한, 모에 코드나 섹슈얼한 어필은 매우 절제되어 있다. 그럼으로써 농촌이라는 날것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시골 밥상처럼 더욱 담백한 맛을 낸다.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합쳐 전교생 다섯명인 분교, 마당에 너구리가 나오는 집, 모내기, 개울에서 게 잡기와 같은 일화들은 기존의 일상계 만화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살아있는 농촌 일상의 한복판이다. 일상계 만화에서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농촌 배경에서 끌어내는 독창적인 에피소드들은 빛 바래지 않은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논논비요리’는 일상계 만화가 조미료만 잔뜩 넣은 음식처럼 질리고 개성 없다고 느끼던 독자들에게도 오랜만에 읽을만한 참신한 작품이다.
‘논논비요리’의 TV판 애니메이션 두 번째 시즌은 현재 케이블 방송국 애니플러스에서 한일 동시 방영으로 VOD로 서비스 되고 있다. 본 작품의 팬들에게 이번 여름은 발매중인 본 코믹스와 함께 애니메이션 역시 놓칠 수 없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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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 코즈에의 `아리아`가 `치유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SF/판타지 요소가 강한 과도기 작품이었다면 아오키 우메의 `히다마리 스케치`와 카키후라이의 `케이온`은 일상계라는 장르를 정의내리고 주류로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로 호분샤(芳文社)를 위시한 여러 출판사에서 이런 작품들을 경쟁하듯 출시하기 시작했다. 기록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는 대작이 되기는 힘들지만 고정 구매층의 존재하며, 보통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꽤 짭짤한 장르가 됐다. 그리고, 일상계 장르는 곧 포화상태에 놓였다.
‘일상계’는 여자아이들 뿐인 인간관계, 저자극성 스토리라인, 연애 관계 없음으로 정의된다. ‘일상계 장르는 눈에 띄는 기승전결이 없더라도 오로지 캐릭터와 상황 만으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상계 만화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호분샤의 망가타임 키라라 계열 잡지에서 연재되는 작품들이 처음부터 본격적인 갈등 구조를 적용하기 힘든 4컷 만화들이었다는 점이 이런 장르적 특성을 강화하는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격정도, 열정도, 연애도 필요 없는 이른바 초식화 되어가는 현대인에게 시대 트렌드를 타고 크게 히트했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삶에 에너지를 주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일상계’는 독자를 비현실 속에 안주하도록 만드는 나약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이야기 실격이라고 말한다. ‘일상계’는 성장하지 않는 소녀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미소녀 동물원`이라는 평가도 여기서 연유한다.
게다가 ‘일상계’ 장르는 갈수록 잘 팔리고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코드 - 소위 모에요소 - 에 과도하게 물들어갔다. ‘일상계’라고 하지만 그나마 시작부터 얼마 되지 않았던 일상적 요소까지 갈수록 옅어져 간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일상계 만화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일상에 대한 환상을 재현하는 ‘일상 판타지’가 핵심임에도 이제는 일상 이야기마저 제외되고 캐릭터만 남아 귀여운 캐릭터만 어필하는 정크푸드 같은 것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논논비요리’의 선전은 주목할 만 하다. 마냥 귀엽기만 한 것은 아닌 그림으로 펼쳐내는 이야기 속엔 아직 퇴색하지 않은 일상이 남아있다. 또한, 모에 코드나 섹슈얼한 어필은 매우 절제되어 있다. 그럼으로써 농촌이라는 날것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시골 밥상처럼 더욱 담백한 맛을 낸다.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합쳐 전교생 다섯명인 분교, 마당에 너구리가 나오는 집, 모내기, 개울에서 게 잡기와 같은 일화들은 기존의 일상계 만화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살아있는 농촌 일상의 한복판이다. 일상계 만화에서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농촌 배경에서 끌어내는 독창적인 에피소드들은 빛 바래지 않은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논논비요리’는 일상계 만화가 조미료만 잔뜩 넣은 음식처럼 질리고 개성 없다고 느끼던 독자들에게도 오랜만에 읽을만한 참신한 작품이다.
‘논논비요리’의 TV판 애니메이션 두 번째 시즌은 현재 케이블 방송국 애니플러스에서 한일 동시 방영으로 VOD로 서비스 되고 있다. 본 작품의 팬들에게 이번 여름은 발매중인 본 코믹스와 함께 애니메이션 역시 놓칠 수 없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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