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 동안 끌어왔던 ‘P5+1`(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 간의 핵 협상이 완전히 타결됐다. 미국 의회통과 여부 등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등의 검증을 거쳐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포함) 제재가 단계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이번 협상 타결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뒤 차단됐던 중동의 최대 시장인 이란이 36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 중동 국가 가운데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이란 시장이 열리면서 세계 경제에는 이란발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이란 인구는 약 8000만명, 국내총생산(GDP)은 4029억 달러로 세계 19위로 서방의 제재 여파로 사회 기반시설이 낙후된 이란이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제 유가에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핵협상 타결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52만 배럴로 세계 6위,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10%에 달한다.









원유관련 예측기관들도 경제제재가 본격적으로 해제되면 국제원유시장에서 이란 원유 수출증가의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현재 확보한 3000만 배럴의 원유 재고는 생산 능력과 무관하게 당장 수출 물량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에바트레이드 등에 따르면 “이란이 원유수출이 재개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추가로 시장에 유입되면 유가는 30달러대로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앞으로 국제 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 세계교역과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변동(T년)과 세계교역 증가률(T+1년) 간 ‘부(負)의 관계’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란 핵협상 타결로 유가가 추가 하락하면 세계교역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별 국가별로는 원유 수출국과 원유 수입국 여부에 따라 이들 국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한국 등 원유 수입국 경기에는 도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 브라질, 남아공 등은 추가적인 타격이 예상돼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자국 금융시장이 의외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대내외 외환시장에서는 `안전통화 선호경향(resort to safe-haven currency)`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 달러 시대가 올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의미다. 슈퍼 달러 시대 예상을 낳았던 지난 1년 동안 달러인덱스1가 급격히 오른 것은 미국과 6개국 간 통화정책상 불일치로 구성 5개국(영국 제외) 요인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제재로 우리는 △금융 및 무역 거래 △에너지 조선 항만 △철강 등 원자재와 반제품 금속 △자동차 조립 거래 등에서 제한을 받아왔다. 경제 제재가 풀리면 이란 정부는 가스·정유 플랜트 공사는 물론 토목·건축 프로젝트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란발(發)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 규모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다음으로 커 이번 이란의 핵협상 타결은 시간이 갈수록 파급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3년 11월에 이란의 경제 제재가 일부 완화됐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로 이란과 거래를 재개하지 않았던 자동차, 철강이 이번에 이란의 핵협상 타결로 최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 자동차는 2011년까지 2만대 안팎의 완성차를 이란에 수출하다 2012년부터 수출이 중단됐다. 철강도 2009년까지 이란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2010년부터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경제제재 조치 이전에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내 건설업계도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대우 등 대부분 국내 건설업체들은 “미국이 포괄적으로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킨 뒤 이란에서 대형 공사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대규모 공사가 나오면 한국 건설업체들이 이란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런 만큼 이란 시장에 개방되면 우리는 경제제재 분야에 기존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신속하게 진출할 필요가 있다.2 국내 기업이 우위에 있었던 완성차 및 자동차 강판 등 부품시장을 재선점하는 것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에너지관련 플랜트도 우리가 우위에 있었던 분야로 앞으로 이란 시장이 열리면 단순 토목기술이 아닌 고부가 기술 중심으로 진출해야한다.









경제제재 분야 뿐만 아니라 비경제제재 품목시장에 진출을 더 확대한다면 이란 시장개방 이후 수출 다각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무역공사(KORTA)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핵협상 타결 이후 이란 시장이 열리면 비경제제재 대상 4대 유망분야로는 △보건의료 △신재생에너지 △중소형 산업설비 △정보통신기술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이란 보건의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검사 및 진단장비, 의약품(항암제, 상비약, 복제약) 등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이란 내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 교류 등을 통한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2013년 10월 우리와 이란 간 제3차 한-이란 문화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이미 양국 간에는 문화 예술, 교육, 체육, 스포츠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기반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국가보다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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