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16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글과 넷플릭스, 이베이 등 대표 인터넷 기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결과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6% 상승한 5163.18로 마감하며 지난달 23일의 종전 최고치 5160.09를 갈아치웠다. 올 들어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9.01%로, S&P500지수 증가율(3.0%)의 세 배, 다우지수 증가율(1.6%)의 다섯 배에 달한다.
미국 '인터넷 3총사'의 힘…나스닥 또 사상 최고
○구글, 시가총액 4000억달러 넘어서

구글은 이날 2분기 순이익이 3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77억2700만달러로 11% 늘었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었다.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6.99달러로,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6.70달러를 웃돌았다. 모바일 검색과 유튜브 광고 매출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방만한 씀씀이를 잡은 것이 더 큰 이유였다.

구글이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3월 영입한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비용증가율을 지난 1분기 21%에서 2분기 13%로 낮췄다. 포랏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모건스탠리의 CFO를 맡아 이후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사를 빈사상태에서 회생시킨 경험이 있다. 포랏은 이날 투자자 콘퍼런스콜에서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비용 증가 속도를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랏이 월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구글 주가는 3.5% 급등한 579.85달러로 마감한 뒤 실적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12% 폭등했다. 시가총액도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었다.

○넷플릭스 주가 하루 만에 18% 폭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주가도 이날 18% 폭등하며 115.81달러까지 치솟았다. 2분기 가입자가 328만명 증가하면서 예상했던 250만명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늘어난 가입자 수 170만명의 두 배에 달한다. 이로써 전체 가입자는 6500만명으로 늘었다.

매출은 1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지만, 공격적인 해외서비스 확대 때문에 순이익은 2630만달러(주당 6센트)로 전년 동기보다 63% 감소했다. 월가에선 4센트의 주당 순이익을 예상했었다.

CNN머니는 넷플릭스 주가가 지난 5년간 574% 상승했다면서 이는 애플이 같은 기간 기록한 24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는 2분기 매출이 4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하고, 주당 순이익은 0.76달러로 9% 증가했다. 양호한 실적에 주가는 3.4% 오른 65.59로 마감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는 엇갈린 실적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2분기 순이익이 1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최근 4년간의 분기 실적으로는 최악의 성적표다. 주당순이익도 1.98달러로 전년동기의 4.10달러에서 반토막 났다. WSJ는 1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부실판매 관련 소송비용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2분기 순이익이 4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억8000만달러에서 27배나 급증했다. 최근 8년래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2분기엔 37억달러를 각종 소송비용으로 지급했지만 올해는 4억2000만달러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JP모간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다른 대형은행도 과징금이 대폭 줄면서 2분기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