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누군가의 우산이 되어…
우산 없이 외출했을 때 갑자기 비가 내리면 당혹스럽다. 그렇지만 아무리 큰 우산이더라도 남의 것 아래로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때마침 친구가 우산을 펴주면 피난처를 만난 듯 반갑게 그 속에 뛰어든다. 우산 하나를 둘이 함께 쓰고 걷다 보면 한쪽 어깨가 빗물에 젖긴 하지만 평소에 못 느끼던 친밀감이 생겨난다.

우산이 비오는 날에만 필요한 건 아니다. 옆에 있는 사람의 조금 부족한 면을 조용히 가려주는 마음속의 우산을 여러 개 갖고 있다면 우리의 삶이 좀 더 넉넉해지지 않을까.

글·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