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한 양파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농협과 현대자동차가 손을 잡았다. 현대차는 후원금을 내 양파가 시중가보다 싸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고, 농협은 양파 포장지에 현대차 광고를 실어주는 방식이다.

농협중앙회와 현대차는 15일 내수 경제 활성화 및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농산물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농협은 현대차로부터 2억원을 후원 받아 시중에 공급되는 양파값을 낮추는 데 사용한다. 소비자들은 16~26일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양파를 시중가보다 1500원(45%) 할인된 3500원(3㎏망)에 살 수 있다. 할인 판매물량은 모두 13만3000망이다. 양파 망엔 ‘현대자동차가 우리 농업인을 응원합니다’라는 스티커 광고가 붙는다.

이 같은 ‘양파 상생마케팅’은 최근 고온과 가뭄으로 가격이 급등한 양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양파 가격은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뭄이 이어지며 공급량이 줄어 평년보다 50%가량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이상욱 농협 농업경제 대표는 “현대차의 상생마케팅으로 양파값이 떨어지면 소비자 부담 또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할인폭에 대한 비용을 기업이 일종의 ‘광고비’로 내면서 농민은 양파를 제값에 팔고, 소비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농협이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농산물 상생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인하, 후원 기업엔 이미지 향상, 농가에는 판로 확대, 시장 전체에는 농산물 가격 안정이라는 1석4조 효과를 안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62개 기업이 총 25억원의 후원금을 내 상생마케팅에 참여했다. 총 후원금 규모는 2013년 12억원, 2014년 23억원 등 매년 커지는 추세다. 현대차는 또 농협 농산물 장터를 찾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현대차 무상정비 서비스를 실시한다. 서비스는 16일부터 12월31일까지 진행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