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무제’ 1981년작
장욱진 ‘무제’ 1981년작
한평생을 술을 벗삼아 예술에 빠져 기인으로 살다간 근대화가 장욱진 화백(1917~1990)의 화풍은 동심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981년에 제작한 이 그림 역시 서양화가의 작품답지 않게 토속적이고 동화적이다. 가족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집,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까치,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딸, 벌거벗은 남자아이 등 다양한 소재를 파격적인 구도로 배치해 순진무구한 동심을 묘사했다. 사람과 동물, 자연이 적절히 구성된 화면에는 충만함과 허함, 유한과 무한이 공존하는 것 같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