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15년 만의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따낸 가운데 오는 9월 면세점 쟁탈전 2차전이 막을 올린다. 연말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과 부산지역 4개 시내면세점을 두고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등 유통 대기업 간에 다시 한번 입찰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은 연말 특허기간이 끝나는 서울과 부산의 시내면세점 4곳에 대한 신규 사업자 신청을 9월25일까지 받는다. 서울에서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월드점(12월31일), 부산에서는 신세계면세점(12월15일)의 특허가 만료된다.

과거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다. 그러나 2013년 관세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기존 사업자도 신규 지원업체와 특허를 두고 5년마다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종호 관세청 수출입물류과장은 “신규 사업자에게 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법령이 바뀌었다”며 “특허권을 새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바뀌면 신규 사업자가 신청한 부지에서 새롭게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등 기존 사업자와 함께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입찰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두 그룹 측은 “아직 참여 여부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롯데와 SK는 기존 특허를 사수하는 데 총력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점은 지난해 두 점포를 합한 매출이 2조6000여억원으로,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장들이다. 노재승 롯데면세점 홍보팀장은 “9월 시작되는 신규 특허권 입찰은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특허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힐면세점도 지난해 매출 2600여억원, 영업이익 110여억원을 올려 알짜점포로 평가받는다. 전년 대비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24% 증가했다.

관세청은 9월25일까지 신규 특허 희망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11월 중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