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깐깐해졌다. 제조회사와 브랜드만 보고 구매하던 것에서 제품 성능과 품질을 상세히 따진 뒤 구매하는 습관이 들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도 브랜드를 키우고 제품 질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계속 늘리고 있다.
‘2015 상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을 받은 14개 회사 20개 제품은 품질과 가치에 집중해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의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가전·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기술, 디자인과 함께 편의성을 강조한 기능이 주목받았다. TV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첫선을 보인 SUHD TV가 대상을 받았다.
SUHD TV에는 삼성전자가 지닌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및 화질 기술, 디자인 역량이 총동원됐다. 미세한 나노 크기 입자가 순도 높은 색을 표현하는 ‘나노 크리스털’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기존 TV 대비 64배에 달하는 세밀한 색상 표현이 가능해져 빛에 따라 수천 개로 달라지는 미세한 차이를 전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는 기존 갤럭시S 시리즈와 달리 배터리를 내장해 얇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삼성전자 ‘노트북9 2015 에디션’은 표면 전체를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코어M’을 탑재해 낮은 전력으로도 강력한 멀티태스킹 환경을 제공한다.
세계 냉장고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의 ‘셰프컬렉션 냉장고’는 정온 유지 기술인 셰프모드를 통해 식품별, 냉장고 내 위치별 최적 온도를 구현하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상했다.
삼성전자 액티브워시는 세탁조 위에 투명 빨래판을 장착해 본세탁 전에 손으로 애벌빨래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전자동 세탁기다. 바닥에 허리를 굽힌 채 와이셔츠 깃이나 소매의 찌든 때를 손으로 비벼 빠는 불편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냉방, 절전 기능과 디자인을 강화한 삼성 스마트에어컨 Q9000도 수상했다.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는 옷을 흔들어 털어주는 무빙행어와 스팀으로 생활 구김, 냄새를 줄여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덜어줘 큰 인기를 얻었다. LG전자의 코드제로 청소기는 사용시간이 짧고 흡입력이 약한 무선청소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LG화학의 고성능 배터리를 적용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알서포트의 원격지원 솔루션 ‘리모트콜’은 경쟁사의 오픈소스 기반 제품과 달리 독자기술(VRVD)을 사용해 보안성이 높고 전송 속도도 빠르다. 더존비즈온의 ‘더존 클라우드 서비스’는 그룹웨어 보안은 물론 기업 내부에 구축되는 각종 업무용 소프트웨어 및 외부의 소프트웨어도 클라우드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음료 분야에서는 고급스러움과 건강을 강조한 제품이 수상했다. 동서식품의 ‘카누’는 품질 대비 경쟁력으로 승부한 경우다. 고급 원두커피 맛을 내면서도 가격은 일반 커피 수준으로 낮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의 짜왕은 정통 짜장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식재료 가공을 최소화했다.
오뚜기의 오뚜기 카레는 46년간 국내 카레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노화 방지와 치매 예방은 물론 항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올해 탄생 65주년을 맞는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레몬, 라임에서 추출한 천연 향만 사용하고 카페인, 인공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맛과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골든블루는 독주를 기피하는 소비자 흐름에 맞춰 기존 제품보다 순한 ‘36.5도 정통 프리미엄 위스키’를 표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비맥주는 대형 맥주 제조회사로는 처음 독일 전통 양조법으로 만든 밀맥주 ‘바이젠(Weizen)’을 국내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를 내세워 20~30대 여성 고객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흑미, 흑콩, 흑깨가 발아할 때 나오는 항산화 기능 추출물이 들어간 슈퍼 스프라우트 세럼이 인기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돌, 나무 등 자연 소재로 꾸민 야외수영장 등으로 서울 시내에서 휴양지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한 것이 높이 평가받았다. 금융 분야에서는 중위험·중수익 펀드를 모은 KB 미들 M펀드 컬렉션이 수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