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처럼 부각된 데 대해 책임감을 느껴 약 1주일 전부터 대국민 사과를 준비했다고 삼성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삼성 '메르스 사태 사과']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한다"…이 부회장 긴박했던 1주일
이 부회장은 실현 가능한 쇄신책을 준비하고 사과문을 손보며 바쁜 1주일을 보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불러 질타한 다음날인 18일 밤 예고 없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메르스 치료현장을 살펴보고 조속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르스와 직접 관련이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국민 사과를 하루 앞둔 22일엔 오전부터 사과문과 쇄신책을 꼼꼼히 점검했다. 오후 9시30분까지 삼성에서 홍보와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주요 팀장들과 식사를 겸한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다며 그 뜻을 진솔하게 전달할 방안을 거듭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오전 11시 사과를 마친 이 부회장은 점심식사도 사무실에서 간단히 해결한 뒤 오후 1시30분쯤 “병원을 챙겨야 한다”며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쇄신책 발표와 관련해 병원 현장을 더 점검하고 챙기겠다는 의지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실현 가능한 쇄신책 마련을 강조하며 직접 사안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