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서 라면 먹으며 만화 보듯 즐기세요"…웹툰 원작 뮤지컬 '신과 함께-저승편' 주인공 송용진·김다현
김다현 "저승의 변호사라는 설정에 배역 욕심 나더라고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웹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가장 최근에 본 만화가 ‘드래곤볼’일 정도니까요. 출연 제의를 받고 작품을 찾아봤는데, ‘저승의 변호사’라는 설정에 끌려 욕심이 나더라고요.”(김다현) “웹툰을 처음 본 것은 저도 마찬가지예요. 솔직히 뮤지컬 대본만 봤을 때는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데 만화를 보니 불의를 못 참고, 염라대왕을 잡으러 가는 등 용감하고 무모한 강림이 ‘딱 내 역할이다’ 싶었죠.”(송용진)
이 작품은 저승에 간 소시민 김자홍이 염라국 국선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49일간 ‘저승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렸다. 한을 풀지 못해 이승을 떠도는 원귀를 무사히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강림과 덕춘, 해원맥의 활약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김다현은 “변호사 진기한은 엉뚱하고 ‘허당’ 같지만 그 안에 철저한 계획과 신념을 지닌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송용진은 “강림은 불의를 참지 못하고, 강자에게 겁 없이 들이대지만 따뜻할 땐 따뜻한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웹툰을 대형 뮤지컬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배우는 모두 만화적 요소를 연기로 표현하는 게 아직도 쉽지 않다고 했다. 김다현은 “만화에서 눈이 열 배로 커지기도 하고, 몸이 작아지기도 하며 그려내는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연기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그만큼 배우의 역량이 정말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아이디어회의를 하며 고민하고 있다”며 “이 작품이 끝나면 열 살은 늙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뮤지컬에선 만화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무대 장치와 영상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송용진은 “저승차사가 원귀를 잡을 땐 무대에서 장풍을 쏘기도 하는 등 만화보다 더 만화같이 설정했다”며 “명랑만화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시도하는 저승차사의 몸 쓰는 연기도 볼거리”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1개월 이상 무대에 올리는 일반 대형 뮤지컬에 비해 짧은 공연 기간(12일)을 아쉬워하면서 창작 초연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송용진은 “원작 만화가 워낙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첫 공연이 부담스럽고 걱정된다”며 “다소 과장된 만화적 설정이 관객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다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같은 뮤지컬이지만 이 작품은 ‘레 미제라블’이나 ‘미스 사이공’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에요. 만화방에선 짜장면도 시켜먹고, 라면도 먹으면서 편한 마음으로 만화를 보잖아요. 관객들도 그런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왔으면 좋겠어요. 원작의 소소한 재미와 따뜻한 메시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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