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재 한국전시서비스협회 회장(사진)은 “서비스는 행사 개최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무리 작은 행사라도 평균 15~20여개의 다양한 서비스가 투입됩니다. 기획사나 주최자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전체 행사와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이 회장은 최근 MICE업계의 최대 화두인 질적 성장과 관련해서도 “콘텐츠 개발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MICE 행사에서 참가자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의 결과가 행사의 만족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MICE 서비스는 크게 인력, 시설, 광고, 물류, 장비임대, IT서비스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행사 참가자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경호, 의전, 통역 등 안내 서비스부터 인쇄·사인물, 수송, 시설·장비, 등록 등 행사 현장에서 당연한 듯 경험하는 모든 것이 MICE 서비스에 속하죠.”
그는 메르스 사태로 서비스업계가 큰 피해를 입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정부는 물론 MICE업계조차 그 심각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된 행사가 갑자기 연기되거나 취소될 경우 현장에서 직접 용역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이 입는 피해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지원방안을 제시했지만 지원 대상을 관광사업자로 제한해 서비스 기업들은 전혀 혜택을 볼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협회가 파악한 서비스업계의 메르스 피해 규모는 300억원 수준. 피해사례를 접수하기 시작한 첫날에만 50여건이 들어왔다. 피해가 큰 일부 기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1~2개월씩 무급휴가에 들어간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전국에 등록된 MICE 서비스 기업이 700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검토 중인 MICE 공제제도 도입에 대해선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정부가 이제라도 MICE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공제제도 활성화에 나선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종전처럼 지원 대상을 국제회의기획업이나 시설업 등 일부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와 같은 리스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MICE업계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질적 성장도 할 수 있다”며 “정부와 업계 전체가 질적 성장을 위한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