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27일 경북 청송의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연수원에서 지역 공무원 대상으로 ‘MICE 워크숍’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27일 경북 청송의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연수원에서 지역 공무원 대상으로 ‘MICE 워크숍’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시는 다음달 조직을 개편해 관광체육국을 신설한다. 문화체육관광본부 소관이던 관광·MICE(기업회의 포상관광국제회의 전시), 체육 분야를 독립된 국(局) 형태로 분리, 확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12년 녹색기후기금(GCF) 송도 유치에 이어 영종도 복합리조트 개발이 한창인 인천시는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국 안에 마이스산업과를 신설했다. 국제기구 유치 이후 증가하고 있는 MICE 수요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을 MICE 행사 시설로 활용하는 문제 등 지역 내 현안을 총괄할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경상북도도 MICE산업을 전담할 마이스산업팀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서는 고양시가 이미 2년 전 MICE 전담부서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수원시와 성남시도 MICE 전담조직 신설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 인천, 경북 등 MICE산업 육성을 추진 중인 도시들이 관련 조직 정비에 나서며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서를 신설하거나 조직을 확대하는 방식 외에 기존 관광 관련 부서에 MICE업무를 전담할 담당자를 새롭게 배치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광체육국 신설은 관광·MICE산업을 적극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이전보다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예산 확보도 용이해져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존 관광부서에 MICE업무를 추가해 담당자를 배치하고 있다. 여수시를 비롯해 군산시 영주시 산청군 청송군 등이 대표적이다.

관련 업계는 지역 MICE산업을 총괄하는 지자체의 이런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관광의 일부로만 인식했던 데서 벗어나 MICE의 중요성과 비중이 커진 만큼 새로운 MICE사업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임춘연 엠앤티코리아 대표는 지방 도시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앞으로 지역 관광콘텐츠를 소재로 하는 다양한 MICE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할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부도 지자체의 이런 변화에 맞춰 공무원 대상의 MICE워크숍을 여는 등 지원에 나섰다. 지난 2월 한국마이스협회가 120여명의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MICE 교육연수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한국관광공사가 경상북도와 공동으로 MICE워크숍을 열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이 워크숍은 다음달 경남 창원과 충북 제천에서도 열린다.

손삼호 경북도청 관광진흥과 팀장은 “최근 1~2년 사이에 MICE로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해법을 찾으려는 시·군이 늘면서 MICE 상품개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자체들이 무분별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MICE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성 한국관광공사 본부장은 “최근 MICE산업의 성장 기조가 콘텐츠 발굴, 기업·협회회의 시장 활성화로 바뀌면서 지방 소도시에서도 충분히 MICE를 지역산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대도시에 비해 규모가 작은 도시들은 인근 도시와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부족한 인프라를 상호보완하는 등 상생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