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내에 금리 인상을 하지만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는 정도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이번 회의를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가 주도했다는 국내외 언론의 분석에 비하면 주식시장의 반응은 다소 조용한 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이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회의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점과 연내 금리 인상 횟수 등은 미국의 경기지표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된다.

다만 실물 경기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금리라고 본다면 현재 미국 경기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한국 역시 미국 금리 인상은 영향을 받겠지만 예민하게 반응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한국 증시 상장사 PBR 1배 미만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요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살펴보면 확실한 ‘저평가’ 구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 저점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자리 잡았다.

이달 중순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12개월 예상치 한국 증시 PBR은 0.96배다. 심리적 지지선이자 ‘청산가치’라는 PBR 1배를 밑돈다.

올 들어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050) 돌파를 주도한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2000선을 돌파할 때 보였던 힘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적으로는 코스피지수의 올해 연간 상승폭이 4월 고점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상승분의 절반을 반납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한동안 뚫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코스피지수 2000선이 강력한 지지선(바닥)을 형성할 수도 있는 모습이다. 두려움보다는 한국 경제와 한국 대표 상장사들의 가치를 믿어야 제대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

◆가격제한폭 확대 영향력 주목

다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가격제한폭 확대의 부정적 효과가 우려된다. 하루 변동폭이 ±30%로 넓어지면서 코스닥시장이 ‘슬림화’하는 현상이 걱정된다. 아직까지는 코스닥지수에 큰 영향이 없지만 향후 주가가 조정받는다면 그 과정에서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특히 실적보다 과하게 오른 종목 중 신용투자가 많은 종목이 염려된다.

한국 증시는 여름에 지수가 상승하거나 높게 형성됐던 기억이 별로 없다. 올해도 여지없이 봄 무렵 고점을 찍고 조정이 진행 중이다. 필자는 올해 시장이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다만 3분기까지는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유가증권시장은 안정권이고 코스닥시장은 불안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지수 반등에 무게를 두고 코스닥시장은 언제든 조정이 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응하는 게 합리적이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근 관심있게 보는 종목은 증권주며, 그중에 목표가까지 상승한 현대증권을 재차 관심권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