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2013년에 취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과 관련, 시간 끌기 전략으로 맞대응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복잡한 WTO 분쟁해결 절차를 그대로 지키면서 시간을 최대한 벌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통상적으로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WTO에 제소키로 결정하면 1주일 전에 미리 양자협의를 하자고 통보를 하는데, 이번에 일본은 하루 전에 통보했다”며 “이례적인 일로 이에 한국 정부도 적법한 절차를 따르되 절차마다 최대한 정밀하게 검토를 해나가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 분쟁해결 절차를 이용해 적법절차 전략을 취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4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의 WTO 사무국에서 일본과 양자협의를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이 한국에 WTO 제소를 위한 사전조치로 양자협의를 제안한 지(5월21일) 한 달여 만에 양자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WTO 분쟁해결 절차엔 ‘양자협의 요청 접수 후 30일 이내 또는 양국이 별도로 합의한 기간 내에 양자협의를 개시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데 이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양자협의에선 합의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상 3년가량 걸리지만 WTO에도 많은 분쟁이 접수된 상황을 고려할 때 해결 때까지 최대 8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