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인한 경제 여파가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8일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일 메르스 관련 경제적 영향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상황 점검반을 운영 중이다. 점검반은 소비, 서비스업, 지역경제, 대외부문 등 각 부처 국장급으로 구성된 4개 반을 구성해 메르스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7일 “메르스가 우리 경제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선제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점검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피해 업종 및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에도 세월호 참사로 여행과 운송업종에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자 금융, 세제 등의 지원책을 내놨다.

메르스로 인해 관광·유통업계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정부는 여행·운송·숙박업체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연 2.0%대 금리로 빌려줬다.

운송·숙박·여행업종 등에 대해 3개월간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등 금융업계 차원의 대책도 나왔다.

메르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졌다. 현재 상당수 기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대에 턱걸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만큼 메르스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세종=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