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일본 경제가 최근 1년 만에 최대인 전분기 대비 1.0% 성장했다. 엔저로 실적이 개선된 일본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1%로, 지난달 21일 발표한 잠정치(0.6%)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됐다고 8일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인 0.7% 증가를 크게 웃돈 ‘깜짝’ 성장이다. 연율로 환산하면 3.9%다. 1분기 성장률 수정치가 크게 높아진 것은 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대폭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GDP 구성 항목 중 설비투자는 1분기 기업통계 수치를 반영한 결과 전분기 대비 2.7% 증가해 잠정치 때 증가율(0.4%)을 크게 웃돌았다. 이달 초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분기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액은 13조1294억엔으로,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의 생산 능력 확충과 노후설비 교체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분기 GDP에 대해 “기업의 설비투자 의욕이 높아졌다”며 “기업 실적개선과 유가 하락, 임금 인상 등의 효과로 개인 소비와 설비 투자가 더욱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내각부가 함께 발표한 5월 경기판단지수는 6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2~3개월 후 경기에 대한 장래판단지수는 상승하며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GDP는 1분기에는 못 미치지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41개 경제예측기관을 조사한 결과 2분기 GDP 증가율 전망치 평균은 연율 기준 1.7%로 집계됐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