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화가' 박현옥 씨 8일부터 한경갤러리서 개인전…"삶의 절정을 활짝 핀 꽃으로 풀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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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오후' '장미' 시리즈 등 새롭게 작업한 20여점 전시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부인…90년대 초 붓 잡은 늦깎이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부인…90년대 초 붓 잡은 늦깎이
“스님이 공부하다 어느 날 깨달음의 환희에 젖었을 때 이를 시어(게송)로 표현하듯 저는 행복한 순간을 단박에 직관력으로 포착해 붓으로 표현합니다. 제 그림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8~18일 개인전을 여는 중견화가 박현옥 씨(59). 그는 “그림 그리는 것과 품성을 닦아가는 수행의 길은 결국 같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꽃 그림’으로 유명한 박씨는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의 부인이다. 이화여대 의류학과와 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교단생활과 회사 업무 탓에 그림 그릴 엄두도 못 내다가 1990년대 초 늦깎이로 시작해 꽃, 소나무 등을 그려왔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푹 빠졌던 그는 집안의 반대로 화가의 꿈을 접었다가 교단에서 자리를 잡고 난 다음 붓을 들었다. 1999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미국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LA), 홍콩, 대만,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서의 전시와 아트페어(미술장터)에 잇따라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꽃의 소리, 자연의 노래’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봄날 오후’ ‘봄 산’ ‘장미’ 시리즈 등 최근에 새롭게 작업한 꽃 그림 20여점을 걸었다.
디자인을 먼저 배웠던 박씨는 “아름다운 꽃을 보면 캔버스에 담고 싶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세월이 잠시 멈춘 것처럼 활기가 돌고 집중력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활짝 핀 꽃을 가슴에 담아뒀다가 어느 순간 새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길 때 이를 화폭에 담아낸다. 그가 그리는 장미, 양귀비, 매화, 벚꽃은 비교적 흔한 꽃이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꽃이지만 삶의 절정(성공·행복)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만개한 순간만을 화면에 화려하게 풀어낸다.
“꽃은 자연의 순환과정에서 정점을 의미합니다.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서로 경계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피잖아요. 사람살이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30년 가까이 화가로 활동하면서 숨 가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붓으로 뽑아낸다는 얘기다. 물감을 두툼히 쌓아 질감을 만들어낸 그의 작품에서는 생동감이 넘친다. 잔잔한 고졸미(古拙美)와 세련된 현대미가 융합된 꽃 그림은 전통 오방색을 기본으로 사용해서인지 여유와 절제의 품격도 느껴진다.
“자연은 인간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콘입니다. 자연의 풍경을 조형언어로 형상화하는 것은 ‘예찬’이라기보다 ‘소통’하는 작업이죠.”
미술 재료와 작품 소재에도 10년 단위로 변화를 주고 있다. 초창기에는 석채(돌가루)를 활용해 소나무를 그리다가 2000년 이후에는 유화로 다양한 꽃 작업을 했다. 2010년부터는 전통 재료인 석채와 서양 재료인 유화를 혼합해 캔버스에 싱그러운 자연을 채워 넣고 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8~18일 개인전을 여는 중견화가 박현옥 씨(59). 그는 “그림 그리는 것과 품성을 닦아가는 수행의 길은 결국 같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꽃 그림’으로 유명한 박씨는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의 부인이다. 이화여대 의류학과와 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교단생활과 회사 업무 탓에 그림 그릴 엄두도 못 내다가 1990년대 초 늦깎이로 시작해 꽃, 소나무 등을 그려왔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푹 빠졌던 그는 집안의 반대로 화가의 꿈을 접었다가 교단에서 자리를 잡고 난 다음 붓을 들었다. 1999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미국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LA), 홍콩, 대만,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서의 전시와 아트페어(미술장터)에 잇따라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꽃의 소리, 자연의 노래’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봄날 오후’ ‘봄 산’ ‘장미’ 시리즈 등 최근에 새롭게 작업한 꽃 그림 20여점을 걸었다.
디자인을 먼저 배웠던 박씨는 “아름다운 꽃을 보면 캔버스에 담고 싶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세월이 잠시 멈춘 것처럼 활기가 돌고 집중력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활짝 핀 꽃을 가슴에 담아뒀다가 어느 순간 새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길 때 이를 화폭에 담아낸다. 그가 그리는 장미, 양귀비, 매화, 벚꽃은 비교적 흔한 꽃이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꽃이지만 삶의 절정(성공·행복)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만개한 순간만을 화면에 화려하게 풀어낸다.
“꽃은 자연의 순환과정에서 정점을 의미합니다.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서로 경계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피잖아요. 사람살이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30년 가까이 화가로 활동하면서 숨 가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붓으로 뽑아낸다는 얘기다. 물감을 두툼히 쌓아 질감을 만들어낸 그의 작품에서는 생동감이 넘친다. 잔잔한 고졸미(古拙美)와 세련된 현대미가 융합된 꽃 그림은 전통 오방색을 기본으로 사용해서인지 여유와 절제의 품격도 느껴진다.
“자연은 인간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콘입니다. 자연의 풍경을 조형언어로 형상화하는 것은 ‘예찬’이라기보다 ‘소통’하는 작업이죠.”
미술 재료와 작품 소재에도 10년 단위로 변화를 주고 있다. 초창기에는 석채(돌가루)를 활용해 소나무를 그리다가 2000년 이후에는 유화로 다양한 꽃 작업을 했다. 2010년부터는 전통 재료인 석채와 서양 재료인 유화를 혼합해 캔버스에 싱그러운 자연을 채워 넣고 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