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은 한국 클래식계를 회춘시키는 명약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사진)이 이끄는 ‘앙상블 디토’는 젊은 팬을 양산하며 클래식도 10~30대의 마음을 뒤흔드는 ‘핫 아이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7회를 맞는 올해 주제는 ‘슈베르티아데(Schubertiade)’, 즉 ‘슈베르트의 밤’이다. 31세에 요절한 천재 작곡가 슈베르트가 친구들과 함께 매일 저녁 모여 음악을 연주하고 시를 낭송한 모임의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용재 오닐은 “어릴 때부터 슈베르트를 사랑했다”며 “슈베르트는 단순한 선율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앙상블 디토와 피아니스트 임동혁, 밴드 ‘긱스’의 정재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피아니스트 지용 등이 참여해 무대를 다채롭게 꾸민다. 앙상블 디토는 슈베르트의 크바르테트자츠 C단조, 영화 ‘해피엔드’ 테마곡으로 쓰인 피아노 트리오 2번 E플랫 장조, 현악 오중주 C장조를 연주한다. 용재 오닐은 8년 만에 ‘겨울나그네’ 전곡 연주에 나선다.

신지아는 ‘들장미’ ‘백조의 노래’ 등 슈베르트 가곡을 현악 5중주와 함께 연주하고 바이올린 소나타 1번 D장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등을 선보인다. 최근 KBS 프로그램 ‘더 콘서트’를 진행하며 클래식 음악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그는 “깊이 있는 슈베르트를 관객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정재일은 “슈베르트는 가장 위대한 악기인 사람의 목소리를 잘 살리는 법을 아는 작곡가”라며 가곡 ‘마왕’에 판소리를 입히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용재 오닐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슈베르트를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해 감동을 함께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6~30일 예술의전당·LG아트센터, 3만~10만원.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