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자회사 매각하는 OCI…이우현 OCI 사장, 태양광에 '올인'한다
이우현 OCI 사장(47·사진)이 승부수를 던졌다. 본업인 태양광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알짜’ 자회사인 OCI머티리얼즈를 매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매각대금은 태양광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OCI머티리얼즈가 실적도 괜찮은 데다 성장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OCI머티리얼즈 매각 성공할 듯

OCI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49.1%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OCI머티리얼즈를 매각하기로 하고 크레디트스위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8월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사장이 매각을 주도적으로 검토한 뒤 부친이자 최대주주인 이수영 OCI 회장(3월 말 기준 지분율 10.92%)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짜 자회사 매각하는 OCI…이우현 OCI 사장, 태양광에 '올인'한다
OCI머티리얼즈는 1982년 설립된 세계 1위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 제조업체다. 2005년 OCI가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 2116억원과 영업이익 263억원을 올려 12.42%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배 증가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인 반도체산업의 호황으로 OCI머티리얼즈의 주력 제품인 삼불화질소(NF3)가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까지 있다”며 “구조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OCI머티리얼즈 매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쟁업체인 미국 에어프로덕트와 일본 칸토텐카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매각가격은 8000억원대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사업 투자 늘려

이 사장은 OCI머티리얼즈 매각으로 들어올 돈을 본업인 태양광과 석유화학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OCI는 2013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 7만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400㎿급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알라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부지 면적이 축구장 1600개를 합친 것과 같은 16.5㎢에 이른다. 여기에 약 12억달러의 사업비를 투자한다.

중국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저장성 자싱시 시저우구에서 2.5㎿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착공했다. 지난해 중국 산둥성 자오좡시와 안후이성 마안산시에 각각 카본블랙과 콜타르 정제 공장을 착공하는 등 석유·석탄화학을 중심으로 한 케미컬사업 분야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업황부진 속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바람에 재무건전성은 나빠졌다. OCI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 금융부채는 지난해 기준 9796억원으로 전년보다 52.32%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업황이 좋지 않은 태양광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이 사장의 승부수가 통하느냐에 따라 OCI 실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종현/정영효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