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무 한양대 총장 '위대한 상인의 비밀'
미국 작가 오그 만디노가 지은 《위대한 상인의 비밀》은 이런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는 성인 동화다. 책 제목과 같이 최고의 상인이 되기 위한 정석을 알려준다. 책 속에서 대상(大商) 파트로스는 그의 낙타소년이던 하피드에게 자신을 거부로 만들어준 열 개의 가죽 두루마리가 담긴 궤짝을 남긴다. 각각의 두루마리에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의 노예가 되리라’ ‘성공할 때까지 밀고 나가리라’ ‘나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가리라’ ‘이제 나는 실천하리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두루마리에 적힌 내용은 사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만한 비밀이 아니다. 기본적인 삶의 지침들이다.
하지만 이것을 매일 다짐하면서 지켜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작가는 독자에게 비밀 아닌 비밀을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강조한다. 뻔한 내용임에도 참신한 비유가 많아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이를테면 ‘수천 걸음을 내디딘 후에도 실패와 마주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은 바로 그 다음 길모퉁이에 숨어 있다’와 같은 글귀들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각종 시험과 취업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책 속의 문구들을 기억해 뒀다가 실패나 좌절의 순간과 마주할 때 한번쯤 곱씹어 볼 만하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위대한 상인은 자신의 욕망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두루마리 내용에 따라 거상이 된 하피드는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충실한 집사인 에라스무스와 관리인들에게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나눠준다. 위대한 상인을 오늘날 ‘기업’이라고 보았을 때 에라스무스와 관리인은 자신을 그동안 후원한 ‘국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업들이 자신만을 위해 사업하기보다는 함께 사는 공동체를 지향할 때 진정으로 ‘위대한 상인’이 나올 수 있다. 물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이런 생각을 품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책 속 두 번째 두루마리에 ‘나는 사랑이 충만한 마음으로 이 날을 맞이하리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졸업 후 유능한 경영인을 꿈꾸는 대학생이라면 책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