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개설된 은행 정기예금의 92%가 연 이자율 2% 미만인 상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로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지난달 팔린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이자율은 연 1.84%를 기록했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이자율이 연 1%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최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개설된 전체 정기예금 중 연 이자율 2% 미만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금액 기준)은 92.1%로 높아졌다. 이 비중은 지난 1월 22.6%였지만 2월 30.7%, 3월 66.0%로 매달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반면 지난 1월 77.4%에 달했던 연 이자율 2%대 정기예금의 비중은 지난달 7.8%로 낮아졌다.

강준구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채나 양도성예금(CD)금리 등 시장금리가 내려가기 때문에 정기예금의 금리도 낮아지게 된다”며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은 보통 두 달 정도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정기예금은 주로 ‘단기 투자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의 전체 정기예금 잔액은 작년말 578조229억원에서 3월말 569조2558억원으로 8조7671억원 감소했다.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386조1959억원에서 370조2904억원으로 15조9055억원이 순유출됐지만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 단기 정기예금 잔액은 3월말 기준 88조2974억원으로 올 들어 7조2935억원 줄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