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수의 자본시장 25시 ③] 탐욕과 공포의 갈림길…글로벌 증시, 3가지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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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공포의 갈림길…잭슨홀 등 3가지를 주목하라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 사태로 추락 끝에 널뛰기하는 '내추럴엔도텍',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주(株), 재닛 옐런 미국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연내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에 주춤하는 투자 심리, 최근 4개월 동안 줄기차게 한국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숨고르기', 지난 1분기에 7%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5년간 4~5%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몇가지 팩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증시는 완연한 변곡점에 다다른 듯하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코스피 1915.59, 코스닥 542.97)에서 코스피 2107.50, 코스닥 699.19(5월27일 종가)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으니 시장의 피로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꺾일 때가 됐다"는 말이 나올만 한 이유다. "금리 인상은 경제 성장의 증거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연 평균 4~5%도 여전히 경이로운 것이다"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에선 언제나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사자'와 '팔자'가 팽팽하게 맞서니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 시장에서 탐욕을 억누르고, 공포를 이겨내야 승리할 수 있다. '오를 때는 계단, 내릴 때는 엘리베이터'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시장 참여자들이 주식 투자에 실패한 원인을 찾아보면 대부분 욕심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욕심을 극복하는 과정'이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경기와 금리, 수급과 재료를 살펴보면서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가능한 한 객관적인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위해서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계간 자본시장 리뷰 여름호>를 살펴보자. 이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물경제를 미국의 양호한 성장, 유로와 일본 지역의 완만한 회복, 중국의 성장세 약화로 요약했다. 국내 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수준이 미약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코스닥과 관련해선 개인 투자자에 의한 시장 과열을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순매수가 그동안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수급 측면에서 시장을 들여다보자. 올들어 주가 상승은 유동성 랠리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업의 본질가치인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기업의 실적 개선보다 주가의 상승 속도가 더 빨랐던 게 사실이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따지면 평균 10배 이하이던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 수준에 이르렀다.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갈 곳 잃은 시중 자금과 외국인이 증시로 몰린 것이다. 올들어 2~5월에 10조원어치 이상 순매수를 한 외국인이 주가 상승의 주도세력이었다. 그만큼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줄어든 것이다.
어떤 시장이든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생각이 들 때에는 몇가지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부서장은 "오는 8월27~29일 미국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등 3가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 상태에서 주가가 더 오르려면 기업 실적이 획기적으로 좋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제시했다. 유동성 환경이 변화가 생기면 주식시장의 모멘텀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잭슨홀은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의 한 산골마을이자 휴양지다. 잭슨홀 미팅은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국제기구 수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 수백명이 참석해 토론하는 '세계중앙은행 총재 연합회'를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재닛 옐런 미국중앙은행 의장이 잭슬홀 미팅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장소가 어디든 '옐런의 입'을 지켜볼 일이다.
옐런의 발언을 계기로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매 추이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4조7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은 5월 들어 그 규모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인 상태다.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도한다든지, 하루 순매도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면 위험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 정부가 연 7.0% 경제성장을 목표치로 잡은 상태에서 연착륙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살펴봐야 할 지표다. 2분기 성장률이 7%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소비 투자 수출 등 3대 지표가 최근 1년내 최저 수준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탐욕과 공포, 흥분과 불안, 환희와 절망과 싸우는 치열한 심리게임이다. 인간의 본성을 극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리스크 테이킹 과정이다. 가장 중요한 시점은 주가가 변곡점에 이르렀을 때다. 투자자들이 탐욕과 공포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시간이다. 시장을 둘러싼 수많은 변수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르는데 거기에 탐욕이라는 심리 변수까지 겹친다. 시장의 향배는 말 그대로 '신(神)도 모르는 영역'이다. 그나마 중요하다고 여기는 몇가지 변수를 지켜볼 뿐이다. 마음을 다스려야 합리적이고 현명한 결정이 가능할 것이다.
최명수 한경닷컴 뉴스국 부국장 may@hankyung.com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 사태로 추락 끝에 널뛰기하는 '내추럴엔도텍',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주(株), 재닛 옐런 미국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연내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에 주춤하는 투자 심리, 최근 4개월 동안 줄기차게 한국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숨고르기', 지난 1분기에 7%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5년간 4~5%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몇가지 팩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증시는 완연한 변곡점에 다다른 듯하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코스피 1915.59, 코스닥 542.97)에서 코스피 2107.50, 코스닥 699.19(5월27일 종가)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으니 시장의 피로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꺾일 때가 됐다"는 말이 나올만 한 이유다. "금리 인상은 경제 성장의 증거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연 평균 4~5%도 여전히 경이로운 것이다"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에선 언제나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사자'와 '팔자'가 팽팽하게 맞서니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 시장에서 탐욕을 억누르고, 공포를 이겨내야 승리할 수 있다. '오를 때는 계단, 내릴 때는 엘리베이터'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시장 참여자들이 주식 투자에 실패한 원인을 찾아보면 대부분 욕심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욕심을 극복하는 과정'이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경기와 금리, 수급과 재료를 살펴보면서 '지키는 투자'를 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가능한 한 객관적인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위해서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계간 자본시장 리뷰 여름호>를 살펴보자. 이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물경제를 미국의 양호한 성장, 유로와 일본 지역의 완만한 회복, 중국의 성장세 약화로 요약했다. 국내 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수준이 미약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코스닥과 관련해선 개인 투자자에 의한 시장 과열을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순매수가 그동안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수급 측면에서 시장을 들여다보자. 올들어 주가 상승은 유동성 랠리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업의 본질가치인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기업의 실적 개선보다 주가의 상승 속도가 더 빨랐던 게 사실이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따지면 평균 10배 이하이던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 수준에 이르렀다.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갈 곳 잃은 시중 자금과 외국인이 증시로 몰린 것이다. 올들어 2~5월에 10조원어치 이상 순매수를 한 외국인이 주가 상승의 주도세력이었다. 그만큼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줄어든 것이다.
어떤 시장이든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생각이 들 때에는 몇가지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부서장은 "오는 8월27~29일 미국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등 3가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 상태에서 주가가 더 오르려면 기업 실적이 획기적으로 좋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제시했다. 유동성 환경이 변화가 생기면 주식시장의 모멘텀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잭슨홀은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의 한 산골마을이자 휴양지다. 잭슨홀 미팅은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국제기구 수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 수백명이 참석해 토론하는 '세계중앙은행 총재 연합회'를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재닛 옐런 미국중앙은행 의장이 잭슬홀 미팅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장소가 어디든 '옐런의 입'을 지켜볼 일이다.
옐런의 발언을 계기로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매 추이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4조7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은 5월 들어 그 규모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인 상태다.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도한다든지, 하루 순매도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면 위험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 정부가 연 7.0% 경제성장을 목표치로 잡은 상태에서 연착륙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살펴봐야 할 지표다. 2분기 성장률이 7%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소비 투자 수출 등 3대 지표가 최근 1년내 최저 수준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탐욕과 공포, 흥분과 불안, 환희와 절망과 싸우는 치열한 심리게임이다. 인간의 본성을 극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리스크 테이킹 과정이다. 가장 중요한 시점은 주가가 변곡점에 이르렀을 때다. 투자자들이 탐욕과 공포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시간이다. 시장을 둘러싼 수많은 변수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르는데 거기에 탐욕이라는 심리 변수까지 겹친다. 시장의 향배는 말 그대로 '신(神)도 모르는 영역'이다. 그나마 중요하다고 여기는 몇가지 변수를 지켜볼 뿐이다. 마음을 다스려야 합리적이고 현명한 결정이 가능할 것이다.
최명수 한경닷컴 뉴스국 부국장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