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27일 서울 아현초등학교와 배화여중에서 공연할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이 27일 서울 아현초등학교와 배화여중에서 공연할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국립오페라단 제공
27일 오전 10시 서울 아현초등학교 강당에서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공연된다. 오후 2시에는 배화여중에서 같은 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펼치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오페라여행’ 프로그램이다. 또 이날 울산 군산 광주 등의 지역 산업단지공단 등에서는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평일이라 시간이 부족해 문화가 있는 날을 누리기 어려운 직장인을 위해 문화공연이 직장으로 찾아가는 ‘직장 배달 콘서트’다.

문화가 있는 날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각종 문화행사를 싸게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가정의 달인 5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또 하나의 가족인 학교 및 직장 동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오페라여행과 직장 배달 콘서트를 새롭게 마련해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27일은 문화가 있는 날] 학교로, 직장으로, 동네로…따끈한 문화를 배달합니다
청소년과 함께하는 오페라여행은 초·중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오페라 공연을 전국 학교와 지방 문예회관에서 펼치는 것이다. 그동안 아동·청소년 오페라 체험교육을 시행한 국립오페라단 외에 민간 오페라단으로 참여 기회를 확대했다. 평소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대사를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오페라 작품을 학교로 찾아가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교실 속 오페라여행’은 꼬리를 잃어버린 토끼가 오페라에 관한 수수께끼 세 가지를 맞히고 다시 꼬리를 찾는 내용으로, 문답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오페라에 관한 상식과 주요 아리아를 배운다. 청소년을 위한 ‘오페라 학교 가는 날’ 프로그램은 피가로의 결혼을 1시간 분량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피가로의 결혼 공연은 올 들어 전국 1000여개 학교가 신청했고 이 중 47개 학교에서 연말까지 47회 공연할 예정이다.
[27일은 문화가 있는 날] 학교로, 직장으로, 동네로…따끈한 문화를 배달합니다
또 청주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전막 공연이 펼쳐진다. 학생 관람료를 1000원으로 할인해 부담 없이 즐기도록 했다. 최영석 국립오페라단 사업본부장은 “생애 최초로 오페라를 만나는 어린이들이 즐겁고 신나는 놀이로 오페라를 기억하면서 예술적 상상력과 음악적 감수성을 기르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 배달 콘서트’는 문체부가 예산을 편성해 연주단을 보내주면 기업이 업무 일정을 조정해 직원들에게 감상 기회를 주는 음악 프로그램으로, 연말까지 45회 펼쳐진다.

오뚜기 임직원들은 27일 오후 1시30분 본사 강당에서 세종솔로이스츠의 현악 연주를 감상한다. GS칼텍스 임직원들은 이날 저녁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친구들’ 공연을 관람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본부(광주·현성테크노 사옥)에선 공명 콘서트, 울산지사(LG생명과학)에선 광대들의 놀음판, 군산지사(대영엔지니어링)에선 한마음 클래식 콘서트 등이 열린다.

이형호 문체부 문화정책관은 “문화생활은 단순히 노는 소모적인 행위가 아니라 충전과 소통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며 “이 사업으로 더 많은 직장인이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KT는 이날 서울 중랑, 영천 지역 아동과 학부모를 초청해 금관악기 퍼포먼스와 복화술 인형극을 선보인다. 우리은행은 문화가 있는 날을 확산하기 위해 인터넷·모바일 뱅킹 연계 금융상품인 ‘수요일이 즐거운 아이터치 문화적금’을 출시해 매주 수요일 입금 금액에 대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탐앤탐스는 이날 전국 직영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문화티켓을 제시하면 무료로 사이즈를 업그레이드해 준다. 현대백화점은 매월 문화가 있는 날에 연극이나 뮤지컬, 명사 특강 등 순회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5월에는 지난해 1월 문화가 있는 날을 처음 시행한 이래 가장 많은 1887개 프로그램이 참여한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