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복 코비스 대표가 휴대용 자가발전장치 ‘마이젠’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전종복 코비스 대표가 휴대용 자가발전장치 ‘마이젠’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전종복 코비스 대표는 2013년 가을 야간 산행을 갔다가 큰 위험에 처했다. 일반 LED(발광다이오드) 랜턴 빛이 아래쪽만 비췄기 때문이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넘어져 크게 다쳤다.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돼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 대표는 그때 생각했다. ‘산에서 비상시 전화 한 통화만 할 수 있어도 위기를 쉽게 벗어날 수 있을 텐데….’ 그리고 1년 뒤 휴대용 자가발전장치 ‘마이젠’을 시장에 내놨다.

◆5분 충전 시 3~4분 통화

국내에서 휴대용 자가발전장치를 내놓은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일본, 중국 제품이 있지만 배터리 용량이 작다. 마이젠은 2시간 충전으로 1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외국 제품 용량의 세 배다.

충전을 못 했거나 방전돼도 제품 뒤에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전력이 발생한다. 5분 정도 돌리면 3~4분 정도의 전화통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충전된다.

일반 LED 랜턴의 문제점도 보완했다. 마이젠은 듀얼 전등을 통해 빛을 아래쪽은 물론 정면까지 비춰준다. 비상 사이렌, 라디오, 모기퇴치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5만9000원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마이젠의 판매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3000대를 넘어섰다. 전 대표는 “등산뿐만 아니라 캠핑, 낚시 등을 할 때도 사용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레저문화가 발달하면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3월 미국 아웃도어 용품업체 세큐러와 아시아 총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세큐러의 판권 확보로 총 23개 휴대용 자가발전장치 모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119 안전재단과 납품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전 대표는 “올해 판매량은 5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 매출 40% 늘어난 70억원

코비스는 1994년 경기 용인시에 설립된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다. 직원 수는 35명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전 대표는 카드리더기업체에서 일하다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회사에서 코일(전기장을 만드는 도선) 다루는 업무를 많이 했다”며 “코일은 발전기의 핵심 부품이기도 해 이를 활용한 사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턴 해외시장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전 대표는 이를 위해 1년 동안 10여개의 국내외 전시회를 돌아봤다. 그는 “작년에 국내에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아시아 지역 외국인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하반기에 중국, 싱가포르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여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모든 방향에서 광고 내용을 볼 수 있는 입체전광판 ‘애드볼’이 대표적이다. 2013년 12월 개발한 이 제품은 은행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전 대표는 “기존 전광판은 한 방향에서만 광고를 볼 수 있다”며 “애드볼을 설치하면 모든 방향에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40% 늘어난 7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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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