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생활용품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1조3019억원), 영업이익(1785억원), 당기순이익(1244억원) 모두 분기 최대치였다.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도 오름세다. 이 회사 주가는 18일 2만9000원(3.37%) 오른 88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1년 전에 비해 81.43% 상승했다.
100만원 넘보는 LG생건, 누구 '촉'이 맞을까
◆‘요우커 특수’로 급성장

LG생활건강의 호실적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왕성한 구매력 덕분이다. 대표상품인 한방화장품 ‘후’의 면세점 매출은 작년 1분기 2591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엔 1억1770만달러로 4.5배 이상 급증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년 만에 7조7310억원(31위)에서 13조8846억원(20위)으로 껑충 뛰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96만~120만원대로 상향 조정하는 등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12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이 증권사의 한국희 연구원은 “향후 3년간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성장률이 평균 5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장품 업종 내 최우선 추천주”라고 말했다.

◆적정주가는 ‘논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2014년 5월19일~2015년 5월18일) 기관은 374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525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높아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후’의 높은 성장세는 긍정적이지만 올 연말 실적 추정치를 반영한 12개월 선행 PER이 20배 초·중반대로 낮아졌을 때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생활건강의 12개월 선행 PER은 29.77배다.

이에 대해 정호영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주가에는 기대수준이 반영되기 마련인데 그 기대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봤을 때 고평가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사업에 장기 투자”

증권업계에서는 화장품(면세점)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어떻게 다양화하느냐가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LG생활건강의 올 1분기 매출에서 화장품사업부가 차지한 비중은 46.9%에 이른다. 영업이익 비중은 △화장품 61.1% △생활용품 29.2% △음료 9.7% 등으로 화장품 의존도가 높다.

정 부사장은 이와 관련, “요우커 특수로 얻은 수익을 중국 내 백화점과 온라인 유통망에 투자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중국사업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