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수익성에 초점 맞춰 전략 새로 짜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최근 수익성 개선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구 부회장은 최근 회사 임원들에게 “수익성이 최우선이다. 모든 전략의 초점을 수익성 개선에 맞추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초 시작되는 그룹 전략보고회의를 앞두고서다. LG그룹 각 계열사는 매년 6월에 전략 목표를, 11월에 다음 해 실적 목표를 (주)LG에 보고한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구 회장에게 보고할 전략 목표를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중 LG전자는 올해 보고 주제를 ‘수익성 개선’으로 잡았다.

그룹 안팎에선 LG전자가 올해 전략보고회의 주제를 수익성 개선으로 잡은 것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TV 등 혁신을 선도하는 전자업계 특성상 ‘신제품 개발’이나 ‘신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이 올해 수익성을 화두로 제시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LG전자 영업이익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 2.1%, 2014년 2.8%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TV 부문 실적이 주요 시장인 남미와 유럽의 환율 문제로 예년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고, 스마트폰 영업이익률도 썩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비용 절감을 비롯한 수익구조 개선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일부 실적이 부진한 사업본부의 경우 마케팅비를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제품별 수익성을 분석해 고수익 제품에 마케팅비를 집중할 계획이다. 주말에 출근하면 특근비를 주는 대신 평일에 쉬게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또 앞으로는 분기별로 비용 절감 성과를 별도로 보고해야 한다.

다만 연구개발(R&D) 예산은 줄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LG전자 직원은 “2016년엔 판을 바꾸는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