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낙수효과…"이런 호황 처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대기업과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중견 화장품업체들이 전국 공단과 중소기업 제조현장을 다니며 화장품 중간재를 쓸어담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용기 재료 포장재 등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술병을 만드는 회사에 화장품 용기를 만들어달라는 요청까지 쇄도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와 재료 등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기업의 ‘사재기’ 행렬에 힘입어 최근 이들의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최대 1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화성의 영일유리공업은 1년 전 품목당 월 3만개씩 만들던 화장품병을 30만개씩 만들고 있다. 유리병 인쇄업을 하는 삼안산업 관계자도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품목당 월 4만개씩 주문받았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최소 20만개, 최대 40만개 단위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술병 음료수병을 만드는 금비에는 최근 “웃돈을 얹어줄 테니 화장품병을 만들어 줄 수 없겠느냐”고 ‘읍소’하는 기업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완제품의 글로벌 성공이 그동안 성장에 목말랐던 1, 2, 3차 협력업체를 단비처럼 적시고 있는 광경이다. 생산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자 긴급 증설을 추진하는 기업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화성=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