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일정 자제' 당부…野 새 지도부와 5월국회 조율 시도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 무산의 충격파 속에서 오는 11일 열리는 5월 임시국회의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출석체크'를 했다.

유 원내대표는 "아직 야당 측과 임시회 의사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상임위를 포함해 본회의 일정 등을 조속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국외일정 자제를 당부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상당수 의원이 지역구에 머무르거나 출국할 수 있어 자칫 본회의 때 의결정족수 부족 등으로 주요 법안 처리가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려는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선 당장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가 '발등의 불'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지난 6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탓에 이달 급여일에 638만명에게 4천560억원을 환급해주겠다는 '연말정산 대책'을 지키지 못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늦어도 임시회가 시작되는 11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라도 열어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게 정부·여당의 설명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가 미뤄지면 638만명 각자 스스로 신청해서 환급받아야 하고, 자영업자 등 약 450만명도 이달 종합소득세 신고에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오늘 중 기획재정부가 야당에 이런 사정을 설명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지원에 필요한 지방채를 발행하기 위한 지방재정법과 소액 투자자의 벤처 창업기업 투자를 허용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크라우드펀딩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도 새누리당이 5월 임시회 처리를 추진하는 주요 법안이다.

유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오는 11일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지도부와 임시회 의사일정을 조율하면서 이 같은 민생·경제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협의할 예정이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민생에 여야가 없다"며 "새로 선출된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민생을 우선시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과 관련한 법안은 여야가 앞다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다음 주 주말께 유 원내대표 주재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에선 당·정·청이 주요 법안 처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막판 협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졌던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야의 협상 테이블에선 공무원연금 개혁의 재추진에 대해선 원칙에 양당이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법에서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5월 임시회 처리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이날 "(여야 지도부의) 5·2 합의가 존중돼야 한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의 50% 명기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연정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