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이어…독일 만, 한국 버스시장 진출한다
중국 선룽버스에 이어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만트럭버스(사진)가 연내 국내 버스시장에 진출한다. 경쟁 강도가 덜한 고급 저상(低床)버스(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이 없는 버스)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형 트럭시장에서도 유럽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시장에서도 외국산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안에 한국 시장에 도심형 저상버스인 시티버스를 선보여 한국의 틈새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산 제품은 대부분 버스 폭이 2.5m 이내여야 한다는 한국 법규를 충족하지 못하지만 만트럭버스의 시티버스는 그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버거 사장은 “폭이 2.5m를 초과하는 버스는 유럽에서 모듈 형태로 한국으로 들여와 한국의 특장차업체들이 2.5m 폭에 맞게 조립해 생산하면 판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트럭버스의 시티버스가 한국산보다 비싸겠지만 성능과 효율 면에선 한국산 버스를 압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만트럭버스의 대표 모델인 ‘라이언스 시티 GL CNG’는 지난해 유럽 기자들이 선정한 ‘2015 올해의 버스’로 선정됐다. 압축 천연가스 엔진을 달아 디젤 버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7% 적고, 운행 비용도 15%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2013년에 중국의 5위 상용차업체인 선룽버스가 25인승 버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뒤 계속해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모터쇼에서 35인승 버스도 새로 내놓으며 올해 1000대 이상의 버스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중대형 버스 판매량이 연간 6000대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에 육박하는 점유율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자동차와 자일대우버스 등이 양분해 온 국내 버스시장에서 외국산 점유율은 5%에도 못 미쳤다.

트럭시장에서도 외국산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5 이상의 중대형 트럭시장에서 외국산 점유율은 2011년 14.9%였지만 2012년부터 20%에 육박한 데 이어 지난해엔 사상 최대치인 25.6%를 기록했다.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 수입 트럭업체들은 올 들어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오는 9월부터 대형 디젤 트럭도 일정 수치 이상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면 판매할 수 없는 유로6 규제가 시행되는 것도 호재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스카니아코리아는 지난해엔 신차를 한 대도 내놓지 않았지만 올해엔 26종의 신형 트럭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종의 신제품을 선보인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올해도 17종의 새로운 트럭을 내놨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신형 트럭 수를 지난해 9종에서 올해 13종으로, 같은 기간 다임러트럭코리아도 신차 수를 7개에서 12개로 각각 늘렸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