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46×92×92cm)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46×92×92cm)
미국 팝아트의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는 ‘간판 예술가’로 불린다. 기호와 문자, 숫자를 통해 추상적인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랑’ ‘희망’ 등 상징적인 단어의 영어 철자를 간결한 사각형 격자구조로 배열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대표작인 ‘LOVE 연작’ 중 하나인 이 조각은 6개 에디션 중 네 번째 작품이다. 금색과 푸른색의 대조, 글씨체의 대담한 윤곽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한 글자는 경사지게 배열해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LOVE 연작은 1964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의 크리스마스카드 디자인에서 시작됐다. ‘반전(反戰)과 사랑’을 연호하던 당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같은 디자인이 열쇠고리부터 대형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됐다. 그중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은 가로 3.66m, 세로 1.8m, 높이 3.66m의 조각 작품으로, 2011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11만4500달러(약 44억원)에 낙찰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