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3일 오후 3시

[마켓인사이트] BW시장 '2년 암흑기' 탈출한다
얼어붙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시장이 약 2년 만에 풀릴 전망이다. 그동안 전면 금지됐던 분리형 BW 발행이 이달 중순부터 공모 형태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분리형 BW 공모 허용을 포함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결돼 이번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달 중순 공포를 거쳐 시행된다.

BW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 즉 워런트가 붙어 있는 채권이다.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아 기업이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발행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 워런트를 행사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분리형 BW는 따로 워런트만 떼어 팔 수 있어 투자 회수에 유리하다.

그러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BW가 경영권 편법 승계에 악용된다는 논란이 커지며 2013년 9월부터 분리형 BW 발행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연간 3조원에 육박하던 BW 시장은 지난해 2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BW 발행이 막힌 이후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전환사채(CB)로 발길을 돌렸지만, 주식 전환권을 분리 매매할 수 없는 CB는 과거 BW의 인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분리형 BW 발행 금지로 상장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사모가 아닌 공모 방식의 BW 발행은 대주주가 편법적으로 활용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올해 주주총회에서 BW 발행 한도를 확대하고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해놓은 상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BW 발행한도를 5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동원F&B와 동원산업은 BW 발행 가능 규모를 기존의 10배인 3000억원으로 늘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분리형 BW가 허용되면 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