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5개월 연속 0%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꿈틀대면서 체감경기가 일부 나아지고 있지만 저물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실물경제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월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같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로 떨어진 뒤 5개월째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2월에는 0.5%로 낮아진 뒤 3~4월 각각 0.4%에 머물렀다. 담뱃값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3개월 연속 마이너스인 셈이다.

4월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한 해 전보다 20.9% 급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1.1%포인트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5.9% 내렸다. 반면 집세(2.3%) 개인서비스(1.9%) 등 서비스물가는 1.6%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집세 등 서비스 가격이 올랐지만 석유류와 도시가스 가격 하락 영향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등 일시적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한 해 전보다 2.0% 올라 4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갔다. 근원물가 상승폭은 지난 1월 2.4%를 기록한 이후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4개월 연속으로 변동이 없다.

기획재정부는 올 하반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훈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유가가 유지되다 하반기부터 급락하면서 현재까지 저유가가 지속됐다”며 “하반기에는 이 같은 기저효과가 소멸되고 실물경제도 개선되고 있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