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무시당한 1주일간…무시무시하게 오른 종목들
코스닥지수가 700선 탈환에 잇달아 실패했다. 지난달 23일 지수 700선에서 미끄러진 뒤 6거래일 연속 고지를 다시 밟지 못했다. 30일엔 690선 아래까지 밀렸다. 코스닥시장이 세칭 ‘깔딱고개’를 만났지만 모든 종목이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험준한 알프스산맥을 넘은 고대 카르타고의 한니발 군대처럼 꾸준히 상승행진을 이어가는 종목도 적지 않다.

◆순환매 장세

승승장구하던 코스닥지수는 ‘가짜 백수오’(건강보조식품) 논란이 빚어진 지난달 22일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근 7거래일 중 6거래일 하락했다. 이 기간 대다수 종목이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불안한 시장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오른 종목도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23일 이후 꾸준히 강세를 보인 종목은 문화 관련주와 알짜 부품주 등이었다.

문화 관련주는 코스닥시장 약세의 주범인 바이오주 충격파에서 비켜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서울옥션은 실적개선 기대에 힘입어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년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초강세다. 23일 이후로도 6거래일 중 5거래일 올랐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서울옥션은 경매매출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6.1% 증가한 348억원, 영업이익은 155.9% 늘어난 13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엔터주인 키이스트도 23일 이후 8.36% 올랐고, 영화 배급업체 미디어플렉스도 같은 기간 14.36% 상승했다. 공연·문화·게임 등 콘텐츠 관련주 대표주자인 CJ E&M은 23일 4%대 하락 충격을 벗어나 종전 가격을 회복했다.

휴대폰·항공 등 각종 부품업종 내에서도 상승률이 꾸준한 종목이 많았다. 사물인터넷 관련주로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유니테스트는 14.08% 상승했다. 항공부품업체 아스트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 기간 35.37%이나 급등했다. 휴대폰 PCB기판 검사장비 업체 고영이나 우리조명, 제룡산업 등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종목이다.

‘슈퍼개미’ 김봉수 KAIST 교수가 지분 투자한 부산방직은 코스닥시장이 추락한 6거래일 동안 24.86% 뛰었고, 화장품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한 에임하이도 6.68% 상승했다. 다만 이들 이벤트 관련주는 지난주 후반 큰 폭으로 떨어지며 ‘뒷심’이 달리는 모습이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주도주들이 나타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주춤

한편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코끼리 부대’의 발걸음은 더뎠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인 동서가 23일부터 5.56% 오른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종목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코스닥지수 700선이 무너진 뒤 ‘대장주’ 셀트리온은 0.94% 오르는 데 그쳤고, 다음카카오는 6.74% 빠졌다. 코스닥 화장품 대표주인 산성엘엔에스는 13.28%나 하락하는 등 특히 부진했다. CJ오쇼핑(-2.04%)과 모바일게임주 컴투스(-0.77%)도 ‘게걸음’을 했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기술 경쟁력을 갖춘 사물인터넷과 핀테크, 헬스케어 관련 종목은 코스닥시장 조정기를 이겨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