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흑인에 대한 과잉대응 의혹으로 촉발된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소요사태가 진정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소요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까지 건물 200여채와 자동차 150여대가 불타고, 약탈과 폭력 등으로 25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 20여명이 다쳤으며 한인 업소 20여곳도 약탈과 방화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소요사태가 계속되자 이날 볼티모어시에 비상사태와 야간 통행금지령을 선포했다. 1500여명의 주방위군이 이 지역에 투입돼 시청과 경찰서 등 관공서 주변을 에워쌌다. 그러나 야간 통행금지 조치에도 야간 시위가 계속돼 10여명이 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들은 27일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기 전에 대부분 가게 문을 닫고 철수했으나 시 외곽에 있는 한인 운영 세탁소와 주류 판매점 등 업소 20곳가량이 약탈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상점 약탈과 함께 2~3명의 한인이 부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볼티모어 관련 질문을 받고, 회견 파트너인 아베를 옆에 둔 채 20분 넘게 답변했다. 그는 방화와 약탈에 가담한 시민을 “범죄자이자 폭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어제 우리가 목격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그들은 항의나 주장을 한 게 아니라 약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