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선율에 빠진 객석…'정경화 마법'에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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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불멸의 바이올린'
세 번의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정경화(사진)가 앙코르곡인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c단조(BMV 1017)를 연주하고 나자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잠시 무대에서 퇴장한 뒤 다시 등장한 그는 연주회 첫 곡인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의 3악장 도입부를 들려줬다. 섬세한 리듬에 스케르초 악장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묻어났다. 거장의 노련미와 진솔함, 오랜 연주 인생을 거치며 터득한 여유로 가득찬 무대였다.
‘인간 정경화’를 만날 수 있었다. 2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불멸의 바이올린’ 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2년 만에 선 그는 여전히 관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유려한 연주를 선보였다.
정경화는 바지에 통굽 샌들을 신고 나타나 편안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선율을 들려줬다. 젊은 시절 선보였던 날카로운 기교는 원숙함으로 다시 태어났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제7번을 통해 지난 4년간 호흡을 맞춰온 케빈 케너의 피아노와 안정감 있는 하모니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곡의 줄거리를 놓치지 않고 관객에게 빠짐없이 제시했다. 백미는 제9번 ‘크로이처’였다. 크로이처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파트가 대등하게 접전을 벌이는 소나타다. 흡사 전투를 벌이는 듯한 화려함이 인상적인 곡이지만 정경화와 케너의 크로이처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뒀다. 치열함 대신 긴밀한 호흡이 자리를 메웠다.
베베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품 작품7을 크로이처 앞에 배치해 청량감을 선사한 프로그램 구성도 돋보였다. 이날 정경화는 공연 수익을 지진 재해를 겪은 네팔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두 번째 무대는 30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에 이어 이날 연주한 베베른의 소품 작품7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크로이처’를 들을 수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인간 정경화’를 만날 수 있었다. 2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불멸의 바이올린’ 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2년 만에 선 그는 여전히 관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유려한 연주를 선보였다.
정경화는 바지에 통굽 샌들을 신고 나타나 편안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선율을 들려줬다. 젊은 시절 선보였던 날카로운 기교는 원숙함으로 다시 태어났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제7번을 통해 지난 4년간 호흡을 맞춰온 케빈 케너의 피아노와 안정감 있는 하모니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곡의 줄거리를 놓치지 않고 관객에게 빠짐없이 제시했다. 백미는 제9번 ‘크로이처’였다. 크로이처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파트가 대등하게 접전을 벌이는 소나타다. 흡사 전투를 벌이는 듯한 화려함이 인상적인 곡이지만 정경화와 케너의 크로이처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뒀다. 치열함 대신 긴밀한 호흡이 자리를 메웠다.
베베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품 작품7을 크로이처 앞에 배치해 청량감을 선사한 프로그램 구성도 돋보였다. 이날 정경화는 공연 수익을 지진 재해를 겪은 네팔에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두 번째 무대는 30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에 이어 이날 연주한 베베른의 소품 작품7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크로이처’를 들을 수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