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원의 2014년 실적부진은 무리한 최대주주 자회사 지원 등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동아원은 지난해 별도 기준 약 4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20억원의 영업손실과 896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2012년 143억원의 영업이익과 106억원의 순이익, 2013년 74억원의 영업이익과 60억원의 순손실과 비교해 급격히 실적이 안 좋아진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인 네비스탁은 28일 "동아원의 2014년 매출총이익은 2013년보다 소폭 증가한 653억원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금융비용 증가와 기타손실 등으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규모 순손실에 영향을 준 대여금 및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최대주주의 자회사 등에서 발생했다는 것에 주목했다.

2014년 말 기준 동아원은 대여금 714억원과 미수금 127억원 등의 기타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대여금 관련 대손충당금이 약 171억원,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62억원 설정됐다. 이는 2013년 말과 비교해 각각 9억2000만원과 3억6000만원에서 급증한 것이다.

네비스탁 측은 "새로 발생한 미수금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대부분은 동아푸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2014년 동아원은 동아푸드에 대해 약 40억4000만원의 미수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전액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동아푸드는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제분의 최대주주는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다.

또 동아원은 2014년 말 기준으로 사라홀딩스에 대해 약 73억7000만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사라홀딩스는 시장조사 및 여론조사업이 주된 사업이며, 동아원과는 지분 관계가 없다.

사라홀딩스에 제공한 대여금 73억700만원도 지난해 말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됐다. 여기에 금융보증비용 약 37억원을 합하면 동아원이 사라홀딩스로 인해 부담한 손실만 약 11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국제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이건훈 씨가 사라홀딩스 지분 12.33%를 보유하고 있다. 이건훈 씨는 이희상 회장의 장남이다.

동아푸드와 사라홀딩스가 2013년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상태였음에도, 동아원이 자금 대여 및 보증을 실시한 점을 네비스탁은 지적했다.

엄상열 네비스탁 팀장은 "동아원은 전혀 지분관계가 없는 타법인에 대한 채권 손실과 보증 손실 등으로 손실 규모가 더욱 커졌다"며 "이같은 손실을 발생시킨 것은 의사결정의 문제고, 동아원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