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받은 로버트 실러 교수의 진단 "기술 발달이 집값 올린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사진)가 첨단기술로 인한 실직 우려가 주택 등 자산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실러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주최로 열린 주택시장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는 걱정이 주택을 비롯한 자산에 대한 가계 투자를 이끌고 있다”며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을 더 모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은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면서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미국 20대 도시의 주택 가격을 반영하는 S&P케이스실러지수에 따르면 미국 주택 가격은 2007년 거품이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1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2012년 중반 이후 연간 기준으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보다 5% 정도 상승했다. 이 기간 저축률도 높아져 지난 2월 말 기준 5.8%로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러 교수는 “우리는 억만장자 시대에 살고 있지만 많은 사람은 그에 뒤처졌다고 느낀다”며 “ 놀라운 속도로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면서 불평등 정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이 그런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해 의미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고, 부동산을 그중 하나로 본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택시장의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만든 실러 교수는 자산 가격의 경험적 분석에 기여한 공로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8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엔 NAR 회장으로 선출됐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