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협상 준비돼있어…北, 진지한 자세 보여줘야"
"한국 TPP 관심 환영…한미·한중, 제로섬 아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5일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한일 간 과거사 갈등에 대해 "미국은 일본 정부에 대해 치유·화해를 도모하는 발언이나 노력이 이뤄지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미국은 과거사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난제라는 것을 잘 인식해왔다.

치유와 화해를 하는 방향으로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한미동맹 현 상황 평가 및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했으며, 언론 공개 외부강연은 지난 3월5일 피습사건 이후 처음이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이 (한일간에) 공식적 중재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고 한일 모두 훌륭한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미래 협력가능성 진전에 대해 많은 협력이 3국(한미일)간에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주민 인권 보호,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가 이어지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관계개선과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도 "이런 조치가 없다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고립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퍼트 대사는 "비핵화 없이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북한은 깨달아야 한다"면서 "북한은 비핵화로 이어지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회담에 대해서 진지하게 나올 자세가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 미얀마, 쿠바와 대화에 임해 진전을 이끌어냈고, 북한에 대해서도 비핵화로 이어지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그전까지는 3갈래의 대북정책, 즉 외교적 노력과 경제 제재, 억지력 유지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북한 정권이 어느 때보다 고립된 상태이고, 대북 제재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한반도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양자, 다자간 외교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면서 "한미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 이해관계 증진에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외에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정이 있는데 한국이 관심을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며, 관련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과 우리 정부의 한중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대한 질문에 "제로섬 게임이나 큰 두 양대국간 경쟁하는 걸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한중관계가 돈독하길 원하고, 미중관계도 좋은 것을 환영한다.

모든 것이 다 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좋은 미중관계가 정책에 중요한 부분이다.

중국과 관련해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유지하긴 하지만 굉장히 복잡하고 중요한 관계"라면서 "중국과 경제적 측면에서는 협력할 부분도 있고 경쟁할 부분도 있지만 이웃 간 서로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논란에 대해서는 "(최근 방한한) 카터 미 국방장관이 '이런 논의가 시기상조이고, 공식 협의가 진행된 것이 없다는 것'을 말씀해 주셨다"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는 1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심어린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