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소나기 오면 맞을 수밖에"
홍준표 경남지사(사진)에게 돈을 건넸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황이 하나둘 나타남에 따라 홍 지사가 코너에 몰렸다. 성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경남기업에서 나온 자금 1억원이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홍 지사 측 캠프 특보였던 윤모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돈 받은 일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한 시점과 경로, 만난 시기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달자로 지목된 윤씨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윤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윤씨는 “홍 지사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1억원이 오간 정황을 부인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윤씨는 최근 수술을 받아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기업 관계자들도 “성 전 회장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하도록 한 뒤 돈이 제대로 건네졌는지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 회장의 측근 가운데 여럿이 당시의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고 성 전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기억으로는 2011년 6월 전당대회를 전후해 서산지구당 당원간담회에서 잠깐 만나 인사한 것 말고는 성완종 씨를 만난 일도 없고 전화통화한 일도 없다”며 “그 당시 성씨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에 거론되는 윤씨는 제 경선을 도와준 고마운 분이지만 제 측근이 아니고 성씨의 측근”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퇴근길에 “소나기가 오면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소나기가 그치고 나면 다시 해가 뜬다”며 “(이번 일은) 액땜하는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선거를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일이 있을 수 있다"며 “(언론 보도 등에) 온갖 낭설이 떠도니까 일일이 대응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